30여년전의 얘기다.

인쇄공출신으로 음악에는 문외한이었던 당시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요나스
대통령에게 ''피가로의 결혼''이 있으니 참석하겠느냐고 비서관이 물었다.

"피가로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결혼식에는 왜 가느냐"는 대통령의
대답이 화제가 돼 한동안 그 얘기가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고 한다.

예술에 대해 관심도 취미도 없는 사람들에게 예술의 전문용어는 생소하기
짝이 없다.

''비엔날레''라는 말도 그렇다.

이탈리아말인 ''비엔날레''란 ''격년제''라는 뜻이다.

미술용어로는 2년마다 열리는 전람회를 가리킨다.

3년에 한번 열리는 것은 ''트리엔날레'', 4년마다 열리는 것은 ''쿼드리엔
날레''라고 부른다.

지난 6월 한국관이 마련돼 비교적 귀에 익은 ''베니스 비벤날레''는 1895년
에 시작돼 100년의 역사를 지닌 권위있는 미술제다.

지난해 22번째 전시회를 가진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역시 지난해
5회째 행사를 치른 쿠바의 ''아바나 비엔날레''는 제3세계의 시대정신을 모색
하는 이름난 전시회다.

또 미국인만 출품하는 뉴욕의 ''휘트니 비엔날레''는 보수적인 미술문화에
대한 과감한 도전으로 세계미술계에 항상 큰 이슈를 던져주고 있다.

이밖에 파리의 ''국제청년예술 비엔날레'', 도쿄의 ''국제현대미술 비엔날레'',
유고의 리브리아나에서 열리는 ''국제판화 비엔날레''도 현대미술발전에 커다란
자극을 주고 있는 국제적 행사다.

비엔날레는 아니지만 1950년부터 5년마다 열려 40여년간이나 계속돼오고
있는 ''카셀 도큐멘타''는 전후 독일의 작은 도시 카셀을 변모시켜 세계 현대
미술의 중심으로 만든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널리 알려져 있따.

국내에서 처음 기획된 격년제 국제현대미술전인 ''광주 비엔날레''가 오늘
개막된다.

50여개국에서 9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각자의 작품을 선보이고 현대미술
을 놓고 토론하는 큰 잔치다.

본전시행사와 함께 ''증인으로의 예술전'' ''광주5월 정신전''등 갖가지
특별전 기념전 후원전과 세계 30개국 예술인 1만2,000여명이 참여하는
축하공연도 앞으로 두달동안 이어진다.

''광주 비엔날레''가 온 국민의 성원속에 차질없이 진행왜 민주항쟁으로
세계에 알려진 광주가 지어겨 국가 민족 종교의 경계를 넘어 자유와 상상력
을 토대로 새 시대정신을 일궈가는 ''세계미술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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