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의 원인과 대책 <2> ]]]

오세만 <한은 통화금융과 조사역>

고금리 현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기업의 과도한 금융비용부담에 따른
대외경쟁력 약화를 들수 있을것이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기업의 차입금 평균금리는 일본의 2배,
대만의 1.5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한 WTO체제 출범및 OECD 가입 추진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의 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로 인한 내외금리차의 지속은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금리를
국제수준으로 낮추어 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수
없다.

그러나 경제의 기초여건을 무시한 대증요법적 처방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대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간의 관계에 관하여 어빙피셔(Irving Fisher)는
명목금리가 실질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의 합으로 표시되며 명목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1의 대응관계에 있다는 이른바 피셔가설을 주장한
바있다.

오늘날 인플레이션과 명목금리가 1대1의 대응관계에 있다는 순수한 의미의
피셔가설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제인플레이션율이나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상승이 명목금리에 상당한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는 데에
대해서는 대체로 견해가 일치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고금리의 원인이 자금부족에 있으므로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통화를 확대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하나 통화공급의
증가는 단기적으로 유동성효과를 통해 시장금리를 하락시킬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기대심리를 자극하여 오히려 금리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금리현상은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높은 통화증가율과
인플레이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상승
효과는 더욱 크다고 볼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금리의 하향안정화를 위한 정책운용의 정도는 인플레기대심리를
불식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물가안정목표에 부합되도록 통화를 안정적으로
공급함과 아울러 통화정책이 장기적으로 물가안정을 추구한다는 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여 나가야 할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도 차입의존적인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현재의 호황국면에서 내외수 증대로 대폭적인 수익증대를 실현하고
있는 중화학공업분야의 대기업은 이기회에 금융기관 차입금을 대폭 감축함
으로써 스스로의 재무구조를 건전화함과 아울러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경공업분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자금공급여력 확대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