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만 < 한은 통화금융과 조사역 >

[[[ 고금리의 원인과 대책 (1) ]]]

우리나라의 금리는 1991년11월의 제1단계 금리자유화조치이후 장기적인
하향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선진국이나 주요 경쟁상대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고금리는 고임금고지가와 더불어 우리나라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기술개발 투자등 기업의 장기투자를 위축시켜
국민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하게 된다는 점에서 금리의 하향안정화 문제는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금리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높은 수익을 얻을수 있는 투자기회가 풍부하여
자금의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많은 수익이 기대될수록 보다 높은 금리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자금을
차입하려하기 때문에 실질금리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투자수익률을 비교할 수 있는 대용지표인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최근 5개년 평균 GDP성장률은 7.6%로서 미국(2.0%) 일본(2.1%)
대만(6.5%)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제조업 성장률도 선진국 및 경쟁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이 높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원리금상환부담의 실질가치가 그만큼 경감되므로
자금차입자는 이익을 보게되는 반면 자금공급자는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는 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자금공급은 줄어들게
됨으로써 시장금리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자금의 공급자는 인플레로 인한 원본의 잠식을 보전하기 위하여
예상물가상승분 만큼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참고로 최근 5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7.0%로서
미구(3.6%) 일본(2.0%) 대만(3.8%)보다 3~5%포인트 높은 실정이다.

셋째 우리나라 기업의 높은 차입금 의존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자금조달이 내부유보나 주식발행 등 자기자금보다는 금융기관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과 같은 타인자금에 의해 충당될수록 금융자금에
대한 수요가 높게 나타나 금리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과거 인위적인 저금리정책을 견지하여 왔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금융기관차입을 많이 쓰면 쓸수록 이득을 볼 수 있다.

최근 금리자유화가 진전되고는 있으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도 경쟁국
기업에 비해 매우 높은 차입금 의존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부문이 낙후된데다 금융시장간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하여 금융중개의 효율성이 낮은 것도 고금리의 요인으로 지적할수 있겠다.

우리나라처럼 자금에 대한 초과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금융중개의
비효율성에 따른 비용부담이 결국 차입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