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개인휴대통신)사업을 잡아라"

이동통신에 이어 또하나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는 PCS사업권을
놓고 재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새로 허가할 7개분야 통신사업들 모두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지만 PCS의 경우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크다는 판단때문에 대기업그룹들이
대거 사업허가권 쟁탈전에 뛰어들어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현대 삼성 LG 대우그룹등 재계의 빅4는 물론 금호 효성 데이콤
제2무선호출사업자군단 기협중앙회가 중심이 된 중소기업컨소시엄까지
PCS사업에 출사표를 던져 한치앞을 알수없는 대회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들은 한국통신 몫을 제외한 2개의 사업권중 하나를 따기위해
전담추진팀설립과 함께 기술협력선및 컨소시엄참여업체 물색, 정보수집등에
나서는등 벌써부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PCS사업자 선정에 뛰어든 이들중 빅4의 경우 국내최대그룹들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룹의 위상과 자존심을 건 명승부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그룹차원에서 추진위원회를 구성,어느 그룹에도 결코 질수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사업권획득에 필요한 인적 물적지원을 아끼지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들 빅4의 세가 가장 강력하지만 그외의 도전자들도 만만찮은
태세다.

중견그룹인 금호나 코오롱은 21세기를 대비한 그룹대약진을 위해,
데이콤은 기간통신사업자라는 명예를 걸고 PCS사업권을 딴다는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있어 빅4와 이들간의 대접전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대그룹가운데 LG그룹의 경우 일찌감치 PCS사업참여를 공표하고 200~
300개 정도 업체를 컨소시엄에 참여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희망업체와
협의에 들어가는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그룹은 이헌조 LG전자회장의 진두지휘아래 데이콤 민영화를 계기로
이미 통신사업에 진출한데이어 이제는 유선뿐아니라 PCS같은 무선사업으로
그 영역을 확대, 통신강자로의 부상을 꾀하고 있다.

현대쪽 도전도 거세다.

현대는 그동안 삼성 LG 대우에 비해 다소 약하다는 평을 들어온 통신설비
제조분야에 주로 힘을 쏟아왔으나 앞으로는 통신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그룹은 홍성원 현대전자부사장이 주축이 되어 세계적인 위성이동통신
서비스인 글로벌스타사업 진출과 함께 국내에서는 PCS사업을 노리고
사업허가권에 도전하고 있다.

대우의 각오도 대단하다.

최근 그룹내의 정보통신사업을 총괄하는 정보통신사업단(단장 박용근비서실
사장)을 발족시켰다.

대우 대우통신대우전자 대우정보시스템 고등기술연구원 대우경제연구소등
통신관련 6개사에서 사람을 뽑아 회장비서실에 30명의 전담팀을 구성해놓고
있다.

대우는 현재 국제전화및 PCS사업 양쪽에 대한 사업진출계획을 수립중인데
조만간 국제전화 아니면 PCS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현재 공개적으로 PCS사업자 선정대열에 참여한다는 입장표명을
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PCS를 결정한 상태이다.

국제전화사업도 구미를 당기지만 앞으로는 유선보다는 무선쪽이 기술발전
에 의한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PCS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궁석 SDS사장이 지휘봉을 잡고있는 삼성의 경우 정부의 신규사업허가
요령에 대한 최종안이 공고된후 사업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힌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외 금호그룹은 박재하 금호텔레콤대표를 축으로 해 PCS사업권 도전에
나섰다.

이그룹은 통신설비제조업체와 통신사업자의 수직적 결합에 따른 폐해를
주장하면서 빅4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PCS사업권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금호는 현재 전국 각지의 상의를 통해 30~40개정도의 중견중소기업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효성그룹은 빅4에 대응해 중견기업들로 연합컨소시엄을 구성해 PCS사업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신사업자인 데이콤도 PCS사냥에 뛰어들고 있다.

데이콤은 한국통신 한국이동통신 신세기통신등 다른 기간통신사업자의
경우 자동적으로 PCS사업을 하게하고 자사를 배제하는 정부정책을 비난
하면서 실력으로 PCS사업권을 딸것이라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밖에 제2무선호출사업자군단과 중소기협중앙회가 중심이 된 중소기업
들의 출마의욕도 드세다.

이들은 PCS가 관련 무선통신사업이라는 점과 중소기업에대한 배려를
앞세워 이분야 사업준비에 한창이다.

이통이후 최대의 골든카드로 불리는 PCS사업권을 과연 누가 따게 될는지
재계의 관심은 갈수록 증폭되어 갈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김형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