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하반기 취업문은 작년보다 넓어질 전망이다.

대기업그룹 중견그룹 공기업 은행등이 대부분 ''세계화 지방화''라는 새로운
물결에 대응하고 상반기중 크게 늘어난 설비투자에 맞춰 신규채용인력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취업전문기관인 리크루트의 협조를 받아 현대 삼성 LG
대우 선경 등 59개 주요그룹 및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올하반기 신규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평균 10%이상 늘릴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는 그룹과 경영다각화를 위해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하고있는 중견그룹들의 신규채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

이들 그룹은 25%에서 최고 50%까지 모집인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실례로 구본무회장 취임후 보수적 분위기를 일신해 공격적 경영으로
돌아선 LG그룹의 경우 하반기 채용인원을 1,500명으로 작년보다 50%늘리기로
했다.

롯데도 부산롯데백화점 개장에 대비해 32.6% 늘어난 5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2000년 매출 34조원을 목표로 정보통신유통등으로의 사업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동부그룹도 400명을 뽑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있다.

중견그룹중에선 이랜드 거평 신원 나산등이 눈에 띈다.

최근 호텔 뉴설악을 인수해 관심을 끈 이랜드는 432명으로 30대그룹에
못지않은 인원을 뽑을 예정이며 의류시장에서 이랜드에 못지않은 선풍을
일으킨 나산과 신원도 각각 100명 120명을 선발키로 계획을 확정했다.

올해 취업문이 넓어질 것이란 점은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은행이 채용인원을
늘리려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잘 관측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180명으로 작년보다 28.6% 늘리기로 했으며 조흥은행도
작년보다 20명 많은 100명을 뽑기로 했다.

조사대상 그룹 및 기업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곳은 삼성그룹.

무려 3,0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삼성은 자동차에 신규진출한데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와 기계등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어서 그에따른 인력수요가 신장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작년수준(2,200명선)으로 뽑을
방침이다.

홍성원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인사담당이사는 "모집인원을 늘리기보다는
정예인원을 뽑아 국제화시대에 맞는 인재로 키운다는게 기본방침이며 대신
신입사원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경우엔 그러나 1,500명을 신규모집키로한 현대전자처럼
계열사별로 별도의 채용계획을 세운 회사가 있어 계열사별 모집계획도 눈여겨
보아야한다.

대우도 채용제도를 바꿔 올하반기부터는 신입사원 공채를 부활키로
했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대우는 상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인턴사원을 뽑아
일정기간 근무후 정식사원 발령을 내는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반기 인턴사원, 하반기 공채''로 채용제도를 바꿔
하반기중 1,700~1,800명을 모집키로 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800명의 인턴사원을 모집했었다.

선경그룹은 500명정도 선발할 예정이며 효성 한보 동양 한일 해태 등
중위권그룹들도 최소한 작년수준은 뽑는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한진 동아 극동그룹등은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으며 대림그룹은
계열사별로 알아서 모집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