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광고대회가 내년6월9일부터 12일까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국제광고협회(IAA)가 2년마다 한번씩 개최하는 이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기는 처음이며 아시아지역에선 일본에 이어 두번째이다.

세계광고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은 신인섭씨(67)는 요즘
대회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있다.

그는30년간 광고계에 몸담아온 광고인이다.

매체와 광고주인 기업에서 광고업무를 맡았고 LG애드의 전신인 희성산업의
광고담당이사 나라기획회장 코래드상담역등을 역임하면서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했다.

한국ABC협회전무로도 재직했다.

광고를 학문으로 정립시키는데도 기여,광고실무론 한국광고사 광고매체계획
광고학입문등 10권의 저서와 역서를 출간했고 서강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에서 국제광고와 PR론에 관한 강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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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광고대회는 어떤 대회입니까.

"광고회사 광고주 매체사 광고관련 산업등에 종사하는 IAA회원들이
참가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분야의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IAA는 87개국의 3천5백명정도가 회원이고 52개국에 지부가 있습니다.
한국지부는 68년에 설립됐고 회원은 84명입니다"

-내년 서울대회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국내외에서 1천명씩 2천명의 광고인이 참가하고 학계와 학생등
5백명을 포함해 2천5백여명이 참가하게 될것입니다. 슬로건은 비젼이고
심볼마크는 사람의 눈입니다.

전자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전반의 일대
변화를 전망해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주제도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에따른 광고 미디어산업의 변화가 될 것입니다"

-세계광고대회가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의미를 어떻게 보는지요.

"한국의 발전상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것이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분야의 세계화를 이루는 디딤돌로 삼아야될것 같습니다.

덴마크 헝가리와 경합을 벌여 대회를 유치한것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광고시장의 성장이 큰 힘이 됐지요.

우리 광고시장규모가 세계10위권이고 아태지역의 광고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세계 광고시장 2천억달러중 아태지역이 2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광고산업은 어떻게 발전돼왔습니까.

"우리나라의 근대적인 광고역사는 1백10년 가까이 되지만 현대적인
광고산업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지는 30년이 채 안됩니다.

지난68년이후 코카콜라와 외국정유회사들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광고
대행사를 통한 광고활동을 전개한것이 현대적인 광고산업발전의 계기가
됐지요.

국내에 광고대행사가 설립된것도 같은 시기였습니다. 코카콜라는 국내에
광고캠페인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우리 광고업계의 수준이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어떻습니까.

"표현기술면에서는 일부특수효과를 빼고는 거의 선진국수준에 도달했으나
광고 크리에이티브부분이 뒤떨어집니다.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효과적인 광고주제를 개발하는 수준은 아직
부족한것 같습니다.

광고컨셉트에는 시간과 돈이 투자돼야하는데 광고주의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지요. 소비자조사와 시장조사 마케팅연구가 강화돼야 할것
같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광고회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지요.

"광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일류대학생들이 광고회사를 지원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매스미디어의 역할도 컸지요"

-광고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있습니까.

"두가지를 꼽을수 있는데 신문쪽에서는 비과학적인 광고요금산정
방식입니다. 이것은 ABC제도와도 관련이 됩니다. TV쪽에서는 광고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광고시간은 방송시간의 10%이고 토막광고까지 합쳐서 12%수준입니다.
일본이 15-16% 미국이 20% 영국이 17-18%정도됩니다"

-ABC제도에 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요.

"세계 10위권의 광고시장 규모를 가진 나라에서 ABC제도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물론 서둘러서도 안되겠지만 광고인의 바램은 내년 세계광고대회때
한국에서 부수발행공사 첫번째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릴수있게
되는 것입니다"

-TV광고시간은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광고방송 시간이 15%수준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공보처가 최근 발표한
선진방송5개년 계획안에서도 방송시간을 늘린다는 내용이 있지않습니까.

방송시간이 늘어나면 총량적으로 광고시간도 늘어나 문제가 좀 해소될수
있을걸로 생각합니다"

-광고심의와 관련된 문제가 자주 제기되는데요.

"광고의 사전심의에 대한 위헌제소도 있었지만 광고전반을 언론표현의
자유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입니다.

언론의 자유로 보장받아야 하는 광고는 정치 선거 조합의 대정부건의문등과
같은 의견광고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방송광고는 어느 나라에서나 사전심의를 거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누가
심의를 하느냐는 것이지요.

일본과 미국에서는 방송국에서 사전심의를 하고 영국에서는 민간방송
연맹에서 따로 방송심의기관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율에 맡겨두지 않고 법정기관에서 사전심의를 하고
있는게 다릅니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개선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언론사 광고주 광고대행사 학계 법조계등의 관계자들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심의기준을 토대로 자율심의토록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광고심의기준에 대한 시각차이도 있지요.

"문화적 배경이 다르지요. 비교광고만 해도 선진국은 허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어렵습니다.

선정적인 광고의 기준도 연령이나 성장한 배경에 따라 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가치관의 차이때문이지요"

-광고대행사에서 선정적인 광고제작에 앞장선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광고대행사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수있도록 자극적인 것을 동원하려
합니다. 아무리 광고가 좋아도 눈에 안띄면 소용이 없기때문이지요.

그러나 주목을 끌었다고 해서 광고의 목적을 달성했느냐라는 문제가
나옵니다. 광고를 아무리 창의적으로 만들더라도 그 시대 그 사회의
의식이나 윤리 미적인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공감을 얻지 못합니다"

-외국광고의 국내상륙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국광고라고 해서 차별해서는 안됩니다. 외국의 광고주가 한국에서
광고를 하는것은 어떤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것 아닙니까.

그러나 시청자가 그 광고를 보고 역겨움을 느낀다면 결국 손해는 외국
광고주에게 돌아갑니다. 외국광고의 경우도 시장원리에 맡기면 된다고
봅니다. 세계화시대에 외국광고 국내광고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광고산업이 정보통신의 발달로 급변하고 있는데요.

"정보통신이 발달할수록 광고는 브로드캐스트에서 내로우캐스트로,
한방향에서 쌍방향 방식으로 변합니다. 즉 광고하려는 대상이 구체적인
동시에 광고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옵니다.

광고가 개별적이고 쌍방향으로 변할수록 광고하기는 더욱 힘들어집니다.
소비자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조사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광고산업이 안고있는 과제는 무엇인지요.

"광고제도를 세계화라는 입장에서 봐야합니다. 딴 사람들과 다른 우리
것을 다 버리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광고업계의 관례들이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타당한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기술에 따른 규제문제가
나옵니다.

예를들어 올들어 옥외에 TV의 브라운관같은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는데
이를통한 광고를 방송광고로 봐야하는지 옥외광고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방송이라면 방송위원회에서 옥외광고라면 내무부에서 규제해야 하는데
뚜렷한 방침이 없습니다. 이러한 예는 앞으로 더욱 많이 생깁니다.새로운
매체에 따른 새로운 규정이 매체변화속도에 맞춰 빠르게 마련돼야 합니다"

-최근 광고대행사의 해외진출이 활발한데요.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30년도 채 안된 국내 광고역사를 생각할때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감이 있습니다. 해외인력의 경험도
부족합니다.

이미 미국의 광고대행사가 다국적기업으로서 세계 구석구석에 나가있는
상황에서 결국 해외에 지사를 설치하는 것은 미국의 막강한 대행사들과
싸워야 한다는 얘긴데 우리에게 그런 경쟁력이 있느냐는 것은 의문입니다"

-국내 모델료가 너무 비싸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국의 경우 광고대상지역에 따라 모델료가 다릅니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합리적인 규칙이 있어야겠지요.

또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는 어떤 탤런트가 유명하고 잘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그 탤런트가 광고한 제품이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광고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나 달라졌나요.

"광고산업이 많이 발전했으나 아직 광고의 민주화는 멀었습니다.
광고주밑에 광고대행사가 있고 그 밑에 매체사의 광고부가 있다는 식의
상하관계는 아직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광고주와 광고대행사 매체사 광고관련 제작업체가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체제를 갖추어야 광고산업이 더욱 발전할수 있습니다"

-계획하고 있는 일이라도 있습니까.

"86년에 "한국광고사"라는 저서를 냈는데 그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광고사를 다시 쓰기위해 자료도 준비중이고 광고대회를 끝낸뒤 저술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영문으로 된 한국광고산업에 관한 책도 발간한지 오래돼
다시 써야할 것 같습니다"

[대담=심상민 유통부장]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