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화 < 미 아세아건설인협회 회장 >

메가리치(Megarich)란 말이 있다.

물론 사전에서 찾아 볼수 없는 단어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가장 부유한 자산가를 말한다.

해마다 미국의 포브스지와 포천지에서 독자적으로 평가하여 세계 1대
자산가를 선정하고 있는데 금년의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대표도 이 메가리치
세계 10위권에 들어 있었다.

참으로 자랑스런 일이다.

짧은 경제사 좁은국토 특히 양분된 정치 경제적 여건등을 고려해 볼때 이
세계10위권내의 자산가를 배출한 우리의 노력은 자랑스럽다기 보다 차라리
눈물겨운 피와 땀의 결실이었다고 볼수 있다.

우리모두의 자랑이요 긍지이다.

그리고 이것이 곧 세계화의 초석이다.

이제는 경제의 세계화와 동시에 국내 중소기업의 현황과 전문화에 주목할
때가 되었다.

왜냐하면 세계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는 길은 중소기업을 육성시켜
단종 전문화하고 그 경쟁력을 토대로 대기업이 활동하는데 있다.

예를들면 나사(Fastener)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소규모 기업체이면 더욱
연구개발하여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생산해 내는
업체로 길러야 한다.

이러한 우수 소규모 전문업체가 각 분야에 자리잡고 있으며 어떤 경제적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은 기조가 형성된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금 전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는듯 하나 중소기업에
뿌리를 둔 진정한 생산력의 결실로 이루어 진 결과라기 보다는 일찌기
대기업 특히 철강 조선등 중공업 중화학을 육성한 경제적 예측이 운좋게
맞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

그러나 언제나 행운만이 우리의 것이라고 믿을수도 없다.

우리는 닥쳐 올 불운과 어려움에도 견딜 힘을 길러야 한다.

또 중소기업 육성책은 기업과 자산의 민주화애도 그 의의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창의력을 가진 기업인 기술자 학자를 존경해 주는 사회가 그립다.

이들이야 말로 우리의 역사를 이끌어 갈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중소기업 특히 소규모기업 육성책은 연방정부의 특별관심사
이고 전담기구인 소규모기업청이 각주와 주요도시에 사무실을 내어 창업과
육성에 대한 자문과 은행융자 알선등의 직접적인 역할과 함께 각 지방정부나
지방기관의 소규모 기업육성책에 대한 감시역할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와 다른 점은 첫째로 중간규모의 기업이란 것이 없고 일괄적
으로 연매상 5,000만달러이하면 전부 소규모기업으로 일단 규정하고 있다.

지역과 계약업종에 따라 연매상의 한도액이 정부 다르고 입찰서류마다
별도로 종업원수와 한도액을 정하여 소규모업체에 특혜를 주고 있다.

둘째로 다른점은 소규모업체중에서도 소수민족 업체에 25%이상, 여성업체에
5%이상의 참여를 필수조건으로 삼고 있다.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민족도 이 소수민족에 포함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방침 때문에 오히려 주류인 백인소유의 기업들이 반발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고 소수민족 특혜조항을 삭제하려는 움직임이 연방
정부와 하원에서 감돌고 있다.

셋째로 다른점은 정부차원의 큰 공사에는 집행위원회를 결성 운영하고
있는데 그 위원중에는 반드시 소규모기업 대표도 참여하게 되어 있고 위에서
말한 소규모기업의 참여%를 지키게 하고 있다.

넷째로 다른점은 소규모기업육성책이 위에서 말한 경제적 사회적 이유를
기초로 하는 외에는 중대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

그것은 정치헌금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소수민족들로 부터 얻는 지지가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가지 육성책에도 불구하고 소규모기업의 실패율이 60%가 넘는다.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으나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될수 있다.

이것은 한국의 중소기업이 당면한 문제와 유사하다고 볼수 있다.

정부의 복잡한 행정절차와 자금결재의 방법이 주원인이다.

원청인 대기업과 하청인 소규모기업의 이해가 상반되는 경우 대기업은 항상
엄격한 검사절차와 막강한 법률로 하청기업을 위협하고 약육강식의 근성을
드러낸다.

취약할 재무구조의 경영미숙 인력부족등의 허점 투성인 중소기업이
견디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이런 문제에 부딛칠 경우 정부가 직접 중재하거나 자금을 결제하지 않고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기본정책에 대한 대기업의 도전은 피할
길이 없다.

구호만으로 중소기업 육성을 외칠일이 아니다.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

중소기업은 인큐베이터속에 있다.

클때까지 보살펴 주는 것이 정부의 사명이다.

이것이 국가와 민족의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