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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에서는 후발개도국에 밀리고 품질로는 선진국에 치이고. 협공을
당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이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100PPM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불량률 제로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이운동의 성패가 우리업계의 품질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최근 "100PPM운동으로 경쟁력 강화"란 주제로 박삼규
공진청장 김선홍 한국표준협회장 정수일 인하대교수 노광섭 서울차륜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가졌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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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일교수 (사회.인하대)=국내외 정세가 급변하고 있고 경제여건도
빠른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자신있게 예측할수 없는 정도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두는등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때일수록 기업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봅니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 먼저
듣고 싶습니다.


<> 박삼규청장 (공진청)=기업경영에 있어 가격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품질과
기술경쟁력을 높이는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값싼 물건보다는 디자인이 좋고 불량이 없는 제품을
선호합니다.

정부는 국산제품의 품질을 세계 일류수준으로 끌어올리는게 당면과제라고
보고 이를위해 100PPM운동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펴나가고 있습니다.

불량률 관리를 퍼센트개념(100분의 1기준)에서 PPM개념(100만분의 1기준)
으로 바꿔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이자는 운동입니다.

이운동은 불량률을 줄이는데서 품질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는 신념에서
시작됐습니다.

MADE IN JAPAN (일본산)이나 MADE IN GERMANY (독일산)를 선호하는 것은
MADE IN KOREA (국산)보다 고장도 안나고 불량이 적기때문입니다.

100PPM운동으로 우리부품의 신뢰성이 높아지면 판로가 확대되고
대외적으로는 부품수입에 따른 대일무역역조가 개선될 것입니다.

더욱이 이운동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전임직원이 일체감을 이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이운동의 성공은 노사분쟁이 없는 산업평화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정교수 =정부의 노력으로 100PPM운동이 점차 전 제조업계로 확산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생소한게 사실입니다. 100PPM운동을 일찍이 시작한
선도기업의 성공사례를 통해 배울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 김선홍회장 (한국표준협회.기아그룹)=품질혁신은 물건을 만들어 파는
기업 스스로 해야 합니다.

물론 정부의 시책으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MADE IN
JAPAN 이 고급품질을 상징하게된 것은 일본정부의 품질혁신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부에만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기아의 경우 기아자동차등 4개
모기업별로 별도의 추진조직을 구성, 자금및기술지원과 공장개선등으로
협력업체의 100PPM운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차로 60여개 협력업체가 100PPM을 달성했고 80여개 협력업체가 추가로
100PPM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룹 전체적으로 올해에 1,776억원을 투입, 협력업체의 100PPM운동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 정교수 =100PPM운동은 정부와 모기업만 나선다고 될일이 아닙니다.
중소기업인 협력업체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 노광섭사장 (서울차륜)=90년대 들어서면서 품질만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라는데 전임직원이 인식을 같이하고 품질혁신운동을 전개
했습니다.

전임직원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주간공장장제도 일일품질시장운영등
다양한 운동을 펼친 결과 초기 완성품검사 불량률을 4,100PPM에서 67PPM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96년말까지는 공정불량률까지 60PPM이하로 떨어뜨릴 생각입니다.


<> 정교수 =100PPM운동이 우리업계에 정착하기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부
모기업 협력업체등 모두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목표는 "불량률 낮추기"로 동일하지만 해야할 각자의 역할은
다르다고 봅니다.


<> 노사장 =종업원들이 단순 반복작업으로 일에 싫증을 내 직장을
떠나면서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정부가 이같은 현실을 인식, 자동화 지원에 힘써줘야 할 것입니다.
협력업체가 중소기업인 까닭에 우수인력을 구하기 힘든것 역시 100PPM운동
추진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편한 것만을 찾고 3D(더럽고 위험하고 어렵고)작업을 기피하는 사회풍토
탓인지 보통 실력의 인력조차 구하기 힘듭니다.

우수인력을 채용해도 사업을 확장하는 대기업에 뺏기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스카우트 방지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품질혁신을 위해서는
협력업체도 자체적으로 우수기술자를 양성해야하기 때문입니다.


<> 박청장 =정부는 100PPM달성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100PPM추진업체가 노후화된 생산설비나 검사설비를 바꾸고 자동화하는데
중소기업구조개선자금을 우선적으로 배정받도록 제도화했습니다.

모기업이 협력업체의 100PPM을 지원키위해 지출한 컨설팅비용은
세액공제를 받도록 했고 100PPM업체로 하여금 산업기능요원및 외국인
산업연구생 배정시 우대받도록 했습니다.

100PPM 달성업체가 홍보 광고시 이를 활용할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공진청산하 공업기술원에서 측정설비 교정수수료를 면제받도록 하는등
각종 혜택을 받도록 이달부터 100PPM 품질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용보증확대,단체수의계약시 물량배정확대, 해외시장 개척기금
활용 및 중소기업 전용백화점 제품판매점 활용에 우선권부여등
100PPM추진업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입니다.


<> 김회장 =100PPM운동을 추진중인 일부 협력업체의 경우 대기업으로 분류돼
품질향상을 위한 자동화 설비자금및 기존설비개체자금 마련이 힘든
상황입니다.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련돼야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국가차원의 지원을
통해 우수한 품질의 소재를 개발하는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공및 조립공정에 대한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품질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하기때문입니다.

정부가 운영중인 품질관련제도가 너무 많아 조정이 필요합니다.

100PPM품질인증제도 KS제도등 유사인증제도가 많아 업계에 혼란을 안겨
주는게 사실입니다.

국가차원에서 해외연수를 지원해 국내업계가 선진기업을 대상으로한
벤치마킹을 통해 장기적인 품질혁신활동에 나설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같은 뒷받침이 있다해도 협력업체 경영자의 품질혁신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 박청장 =정부는 업계의 애로를 수렴, 중단기추진계획 수립에 활용하는
한편 앞으로의 지원시책에 적극 반영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체제하에서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한계가
있습니다.

100PPM운동 역시 민간부문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정부는 이사업이
조기에 확산, 정착돼 성과를 거두도록 기반조성차원에서 지원할 방침입니다.

100PPM운동의 활성화여건과 분위기조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모기업이 적극 나서줘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조립산업이 주종입니다. 협력업체에 자금및 인력난을 덜어줘
품질혁신을 이루면 모기업 스스로에 혜택이 돌아오는것은 당연합니다.


<> 노사장 =100PPM운동에서 모기업이 갖는 역할은 대단합니다. 정부가
모든 협력업체를 일일이 지도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협력업체 입장에선 모기업으로부터 지도 받는게 더 효과적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에 현장라인에서 일하는것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종업원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지난 92년에 모기업이
주관한 품질경영대회에서 TQC(전사적품질관리)대상을 수상해 받은
인센티브는 종업원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같은 인센티브제도가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협력업체가 자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배려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블랙박스"협력업체를 육성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기업이 품목만 정하면 협력업체에서 설계까지 해 생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모기업은 협력업체와의 효율적인 업무배분과 인력및 자금지원으로
품질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협력업체의 생산라인 종사자도 의식개혁을 통해 "작은게 크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종업원들이 자기일에 대해 경시하는 풍조가 있습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어느하나 중요하지 않은 공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 정교수 =지금의 100PPM운동은 주로 협력업체가 모기업에 납품할때의
불량률을 기준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에는 협력업체의 공정불량률은 물론 모기업의 완성품
불량률까지 100PPM이하로 개선하는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00PPM운동이 제효과를 내기위해서는 품질기준을 높이는 것도 요구됩니다.

불량률을 결정짓는 품질기준을 낮춰 100PPM을 달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100PPM을 달성했다 하더라도 차츰 품질기준을 높여 지속적으로
100PPM운동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 박청장 =정부도 100PPM운동을 내실있게 전개하기 위해 품질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중입니다.

KS규격을 세계적인 국제규격과 부합화시켜 나가는 것도 이같은 방안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품질기준을 높이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업계의
수준을 고려, 이에 맞춰 현실성있는 품질기준을 마련하는게 필요합니다.

모기업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협력업체의 납품 부품에 대한 품질기준도
지속적으로 개선돼야할 것입니다.

<> 정교수 =부품의 불량률을 관리, 100PPM을 달성하려면 제대로 된
계측장비와 시험설비를 갖춰야 합니다.

계측및 검사수준이 낙후돼 있으면 납품불량률이 개선될수 없습니다.

성공적인 100PPM운동을 위해서는 좋은 계측장비를 활용해야 하는것은
물론이고 전문 검사인력도 확보해야 합니다.


<> 노사장 =앞서가는 기업이 되려면 최고의 계측장비를 갖고 있어야
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측장비가 가격이 수억원대로 비싼편입니다. 협력업체가
자사에 필요한 계측장비를 일일이 구입하는것은 무리입니다.

모기업이 협력업체들에 계측장비를 빌려 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 박청장 =100PPM운동의 기본정신은 완벽주의에 있습니다. "설마"하는
대충주의와 적당주의로는 이운동이 성공할수 없습니다.

의식개혁이 전제될때 성과를 기대할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00PPM운동은
산업계에서 시작한 의식개혁운동이지만 앞으로는 완벽을 추구하자는 국민의
의식개혁운동으로 한차원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 정교수 =100PPM은 이번 세기에 우리업계가 달성해야할 최종의
목표라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합심, 노력하는것과 함께 소비자들도 일조를
해야 합니다.

일제가 우수하다고 알려진 이면에는 까다로운 일본소비자가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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