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PPM운동이 국내 제조업계의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공산품의 불량수준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불량률 관리 단위를 종전의
백분율(%, 100개당 불량품이 몇개)에서 PPM(100만개당 불량품이 몇개)으로
바꾼 품질혁신 기법이 100PPM운동이다.

100만개중 100개의 불량품만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공진청은 지난해부터 모기업과 협력업체가 손잡고 펼치는 100PPM운동을
확산시키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운동에서의 불량률은 협력업체가 생산부품을 모기업에 납품할때 생기는
부품불량률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업계의 호응이 커서 지난해 700여개 협력업체가 31개 모기업과 함께
100PPM운동에 참여한데 이어 올해에는 이의 2배가 넘는 1,600여개
협력업체가 63개 모기업의 도움을 받아 이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 참여 협력업체수를 5,000여개로 늘리는등 지속적으로
100PPM운동의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00PPM운동을 주도하는 업종은 부품수가 많은 자동차와 전기전자분야이다.

부품의 불량률이 조립완성품에 끼치는 영향이 타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크기 때문이다.

100PPM운동을 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업체와 전기전자업체는 각각 768개사와
658개사로 총100PPM 참여협력업체중 이 두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89%에
달한다.

100PPM운동에 참여하는 업체가 늘면서 100PPM을 달성하는 업체도 크게
늘고있는등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 납품 불량률을 100PPM이하로 낮춰 운동목표를 달성한
협력업체는 259개사나 된다.

물론 자동차 부품업계(135개사)와 전기전자업계(117개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00PPM운동이 " MADE IN KOREA "(국산)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품질불량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천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00PPM운동 확산에 정부와 업계가 손잡고 나서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는것은 우리가 처한 주위환경변화
때문이다.

국산제품은 중국등의 후발개도국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선진국에는
품질경쟁력에서 처지는게 현실이다.

품질혁명을 이루지 않는한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100PPM운동 붐을
이루게 했다고 할수 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품질수준의 향상도 100PPM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WTO 체제하에서 국산제품은 쏟아지는 외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외제와 견줄수 있는 품질을 갖춘 국산제품을 제공하지 못할때 소비자가
손쉽게 구할수 있는 외제를 찾게 될것은 뻔하다.

기술발전에 따른 산업의 고도화도 부품의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부품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부품수가 많을수록 부품에 대한 불량률 관리 요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다 최근의 기술발전으로 GPS등 각종 전기전자기술이 복합화되면서
부품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100PPM운동이 이같은 여러가지 필요성에서 출발했지만 이운동이
성공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개 기업이나 한개인의 노력으로는 안된다.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 설비제작업체, 작업자, 관리자, 작업환경, 정부등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우선 품질혁신에 대한 경영자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서울금속 성신하이텍등 100PPM을 달성한 주요협력업체의 성공이면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작업환경을 개선, 불량률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경영자의
의지가 뒷받침하고있다.

모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의지도 요구되고 있다.

성공한 협력업체 대부분은 모기업으로부터 파견돼 상주지도를 해준
기술자들의 도움을 빼놓지 않고 성공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더욱더 많은 모기업이 100PPM운동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이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63개 모기업으로는 국내 전제조업계의
불량률을 개선시키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100PPM 품질혁신추진본부의 발족은 업계의 참여를 더욱 촉진해야한다는
이같은 인식에서 비롯됐다.

추진본부의 설립은 재계가 정부와 손잡고 100PPM운동을 확산시키는데
발벗고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인셈이다.

대한상의 전경련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등
경제5단체가 올해초 결성한 이추진본부는 100PPM운동의 홍보와 분위기조성에
사업의 역점을 두고 있다.

정부도 업계의 이같은 노력에 맞춰 갖가지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공진청은 참여업체가 100PPM추진과정에서 겪는 자금 인력 기술등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100PPM 달성업체의 판로지원등에 초점을 둔
지원방안을 시행중이거나 시행에 곧 들어갈 계획이다.

100PPM추진업체에 대한 자동화 자금지원은 올해초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신용보증시 우대방안을 마련중이다.

시설개체자금의 우선 지원도 계획중이다.

국립공업기술원의 시험장비를 이용하거나 여기에서 교정검사를 받을때
내는 수수료의 감면혜택도 추진되고 있다.

100PPM운동은 기본적으로 네가지 측면에서 불량의 원인을 찾아 내는것
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람 자재 제조방법 기계설비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대상으로 원인을 규명한 다음 대책을 마련, 실천하고 이를 하나의
생산규범으로 표준화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불량률을 100PPM이하로 낮출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100PPM운동을 실천하는 방식에 있어 정해진 틀은
없다고 얘기한다.

업종및 자사의 생산현장 특성을 고려해 나름대로의 전략을 수립,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품질보증을 강요하는 경제전쟁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업계가 우뚝 설 수 있는 길은 불량률 제로를 향한 중간다리인 100PPM을
무난히 달성하는데서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