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산악회는 산을 닮아 묵묵히 서로를 아끼는 공업진흥청의 등산동호인
모임이다.

산행스타일은 암벽등반보다는 걷기위주이고 산행에 참가하는 구성원도
전문가가 아닌 단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복장 또한 통일된 등산복
보다는 저마다의 개성을 강조한 차림으로 산행에 나선다.

그래서인지 공진산악회의 탄생도 계획된 것이라기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직원들의 교감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공진산악회는 70년대중반 1년에 2회정도 이루어지던 산행에서부터
비롯됐다.

긴 시간의 흐름속에서 아직도 탈색되지 않고 있는 오대산 월정사 주지
스님의 곡차(양주)박스 선물이 인상적이던 적설기 오대산 비로봉산행과
칠흑같은 계곡속에 캠프파이어 불꽃이 아름답던 월악산 가을산행등을
통해 서로의 교감이 형성됐다.

교감은 결국 92년4월 경기도 백운산 등산후 돌아오는 길에 공진산악회란
이름의 산악동호인 모임을 태동시켰고 6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김종한 당시 검사국장을 초대회장으로 하여 공진산악회는 9월 도봉산
창립산행으로 탄생했다.

산악회는 회장인 필자를 비롯해 짱짱한 목소리로 항상 바쁜 이웅묵
등반대장, 만년 꼴찌를 못면하는 최창호총무, 산다람쥐같이 날쌘 최일헌
부총무가 합심해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회원들과 묵묵히 산을 오르며 교감을 나누었던 산들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본다.

강원산악지역의 설악산 대청봉 가리봉 황철봉 화채능 12선녀탕,점봉산,
백덕산,소금강 노인봉,오대산 비로봉,경기도의 호명산 명지산 백운산,
충주호가 아름다운 월악산,그리고 서울의 명산 북한산 도봉산등이다.

오봉산 산행시 놓친 버스를 잡으려는 오기로 기차타고 택시타며
소양강댐까지 수박메고 쫓아온 안미영회원,식사시간을 정확히 지키려고
버스뒷자리에서 비빔밥 준비를 하던 정장현 안병국회원의 얼굴이 정상에
오를 때마다 우리를 축하해주던 구름과 겹쳐진다.

가끔씩 길을 떠나는 우리 공진산악회는 전회원의 서로를 아끼는 동료애와
다재다능으로 산행시 웃음을 절대로 잃지 않지만 공진산악회도 물론 아쉬운
점을 가지고 있다.

자주 산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 그렇고 기술회원의 산행참여가 적은 것도
서운한 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