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거액예금설로 파문을 일으킨 서석재전장관의 사표가 의외다
싶게 전격 수리되고 후임까지 임명되자 정.관.재계가 달아오른다.

게다가 검찰의 진상조사 가능성이 비쳐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후 무르익은 정.관개편의 새 변수로서 초조와 기대가
맞물리는 한편에선 비실명 예금의 무분별한 조사가 따를 경우 예금인출을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등 삼중사중의 파문이 겹치고 있다.

항용 쾌도난마란 말처럼 쉽지않다.

가령 인체의 한 부위가 곪았다고 장까지 들어내는 대수술을 감행한다면
환자의 건강수명에까지 리스크가 따르고 으레껏 진통제로 고비만 넘기려
들면 재발의 고통과 고질화가 걱정이다.

심심찮게 전직 대통령의 부정축재 의혹이 부패논의의 화근이 될바에야
상당한 부작용을 각오,철저수사등 근본 수술로 티끌만한 의문도 해소함이
현명해 봄은 당연하다.

그러나 의혹만을 가지고 하나도 아닌 전직 국가원수들을 도마위에
올림으로써 연쇄되는 정치 사회적 파장을 도외시하기 쉽지않다.

특히 5.6공의 동근성,정가에 계파까지 염두에 둔다고 할때 부작용이
수습 어렵게 클수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정계를 압도하는 영향의 자장은 금융.경제분야다.

그렇찮아도 내년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앞두고 범세 모색에 민감한
자금동향에 비출때 비실명에금 일제조사는 불에 기름붙는 격이다.

경제는 생명체다.

이익을 좇는 힘은 초인적이다.

그런 성격의 자금이 투자.생산.소비.저축을 순환 상승해야 국민경제는
성장한다.

중간에 어떤 이물질이 끼어들어도 순환은 끊어지거나 역류하여 경제의
위축을 부르는 특성이 있다.

여기서 명분과 현실간의 접점을 찾을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정당히 모은 돈이라도 사람의 미목에 들어남을 피하는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제도금융에 머물어 생산자금화하는 정책은 시장경제의
필수요소다.

다만 그런 국민경제적 필요를 압도할 만큼 사회정의가 위협을 받아
그의 시정요청이 무거울때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

이 논리에 전직 대통령의 거액예금 보유설을 대입해 본다면 그 근거가
한 고관의 사석 발언 하나뿐일때 이를 수사의 단서로 삼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유사한 항설이 불식되지 않고 수년 계속 연기를 내던
끝에 비중 큰 공인이 입밖에 낸 꽤 구체화된 언급이 간단히 진화되기
바람은 한마디로 무리다.

즉각 경질도 그 고충의 일단으로 보이나 공직해임으로 충분하진
않고 자진 아니면 직권에 의한 발언 경위의 철저 조사는 불가피하다.

만일 당당한 조사를 정부가 회피한다면 법적용의 불공정을 자처하는
것이 되니 이 기회에 누구나 납득할 해명이 나와 이 문제가 다시는
재연하지 않도록 종결을 내야한다.

나아가 금융부문의 왜곡을 막으려면 순장하듯 허약한 들러리를 희생시키지
말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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