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대한주택공사사장은 요즘 그야말로 눈코 뜰새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여파가 신도시아파트에 대한 우려로까지 번지자
지난해 성수대교붕괴 이후 거의 매일 해오던 현장살피기를 보다더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국 곳곳의 주공아파트건설현장을 차례로 둘러보면서 "튼튼하게
짓기로 정평이 나있는 주공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이런 김사장을 만나 우리나라 건설업계 당면과제로 떠오른 부실시공의
원인과 대책, 주공의 아파트 건설 자세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삼풍사건으로 건설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김사장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삼풍사고이후 우리 전문 조사단이 사고현장에 나가 조사한 결과
근본적으로는 부실시공에 원인이 있는 것같습니다. 설계와 감리에도
문제가 있는것 같고..아무튼 건설업계가 큰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건설업이 바깥에 나가서는 괜찮다는 평가를 들으면서도 국내에서는
왜 그렇습니까.

"해외에서는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물론 외국감리회사가
감리도 하고 하지만 일잘한다는 것은 정평이 나있어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적당히 해서 돈좀 더 벌려다가 저런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건설인들의
의식이 잘못돼있는 것같아요"

-제도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는지.

"제도적인 문제점으로는 공공공사입찰제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주공
아파트공사도 80%정도에 따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토목공사라면 몰라도
건축공사의 경우 자재비 인건비가 뻔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따면 밑지기
전에는 부실이 안될 수가 없지요.

정부도 이제와서 최적격 낙찰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운영에 문제가
있습니다. PQ심사를 한다든가,결과를 사정할 때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는데
그것이 과연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느냐 하는 것이지요"

-건설업계가 대형사고로 국민들의 불신을 받고있는 와중에서도
주공아파트는 튼튼해서 안심할수 있다는 신뢰를 받고있습니다.
특별히 중점을 두는 점이 있습니까.

"구조부분 설계를 아주 튼튼하게 하고 있습니다. 철근콘크리트아파트의
구조체 내구연한을 일본등 다른 선진국처럼 65년을 기준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진 걱정이 없지만 지난88년7월부터 내진(내진)설계를 하고
있어요. 일본기상청 진도 4~5도의 지진에 견딜수 있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구조체의 두께와 콘크리트강도를 증대시켜 내구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 기초부분은 지질상태를 15m간격으로 정밀조사,설계하고 경사지반등
지반조건이 좋지 않으면 구조설계담당자가 현장을 확인하고 기술지원을
합니다.

주요 구조부의 시공상세도를 세밀하게 작성해 정밀시공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업지구별로 현장여건을 감안,지하구조물과 기초공사에 대한 공사기간을
부여하고 층당공사기간을 최소 17일로 하고 있습니다. 동절기에는 물공사를
중단해 무리한 시공을 제도적으로 금지하고 있지요.

주공의 고민은 일반 민간업체보다 훨씬 아파트가격이 싸면서도 구조물에
그보다 훨씬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가 튼튼하면서 실용적이고 가격도 싸야 하지
않습니까. 주공은 이러한 요구조건을 어떻게 설계에 반영합니까.

"소형주택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좁은 내부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융통성과 가변성을 부여한 다양한 주택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내부칸막이벽을 조정해서 입주자가 필요에따라 공간을 활용하게끔한
평면주문식주택,책장등 가구로 큰방을 작은방 2개로 나눠 사용하는
가변수납벽체형주택,내력벽체와 화장실부분을 제외한 내부벽체를
가구로 대체해 내부를 자유롭게 변경할수 있는 가구설치형 주택,독신자나
자유직업인들의 취향을 살린 원룸주택 등이 그것이지요.

가격안정을 위해서 저렴한 택지확보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용적률을
높여 택지의 효율적인 활용을 꾀하고 기술개발과 공법개선으로 원가를
절감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설계가 아무리 훌륭해도 시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을 텐데
완벽한 시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감독이 현장에 상주하면서 시공부위를 확인한후 이상이 없어야
후속공사를 진행합니다. 파일공사 콘크리트공사 옥상방수 포장공사는
공사진행과정에 반드시 입회함으로써 부실공사를 사전에 막고 있습니다.

본사에서는 각 현장의 상태를 공정단계별로 점검하고 지사는 월1회이상
현장점검을 통해 품질관리를 합니다.

또 시공상태를 평가해 우수 시공업체는 지명경쟁입찰권을 주고 미흡한
업체에는 입찰참가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저가낙찰지구등 부실이 우려되는 지구는 특별 관리지구로 지정,본사에서
중점 관리합니다. 수급업체가 하도급을 철저히 시행토록 하기 위해 위장
하도급 설계변경 등을 현장점검을 통해 확인하고 적발되면 관련기관에
통보해 제재조치토록 하고 있지요.

현장반입자재는 선정전에 시험을 거치고 반입후 관리시험을 실시,합격한
자재만 씁니다. 불량자재는 KS품의 경우 공진청에 통보하고 비KS품은
일정기간 사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레미콘은 타설전에 공장에서 점검,염분과다등 불량자재반입을 사전봉쇄하고
타설때는 현장에서 슬럼프 공기량 염화물 등을 시험해서 불합격품은 장외로
반출합니다"

<< 계속 ... >>

[대담=최종천 사회부장]

< 정리=채자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