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시장개방과 통화정책 <2> ]]]

김기봉 <한은 통화금융과 조사역>

우리경제가 자본시장 개방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그 파고를 무리없이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국내경제의 수용기반을 튼튼히 하여야 할것인 바 그
첫째가 확고한 물가안정기조의 정착이다.

국내 금융.자본시장의 조기.대폭 개방을 요구하는 선진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있는 것은 외국자본 유입압력이
큰 상황에서 성급히 국내시장을 대폭 개방할 경우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대한 자본유입 압력이 큰것은 상당부분 우리나라의
금리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높기 때문인데 이는 우리나라의 투자수익률이
높은데에 주인이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것도 일인이
되고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금리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물가안정을
도모하여야 할것이다.

또한 인플레율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국내경제의 고성장에 따른 외자
유입은 어느정도 불가피한데 이로 인한 충격으로부터 우리경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견실한 국제수지와 기업의 대외경쟁력등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여야만 하며 이역시 물가안정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시장 개방을 전후한 시기의 통화정책은 그 어느때보다 통화
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최대의 역점이 두어져야 할것이다.

그러나 외국자본 유입으로 늘어나는 해외부문 통화를 통화정책수단만으로
환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우선 해외부문 자체내에서 이를 흡수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어야 할것인 바 현재 추진되고있는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외환집중제 완화등은 이러한 맥락에서도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재정부문이 앞으로도 해외부문을 통하여 확대공급되는 통화를
흡수하는데 일익을 담당하여야 할것이다.

이는 재정정책에 의할 경우 금리상승을 초래하지 않고도 통화흡수가 가능
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자본자유화 이후에는 서로 상충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쉬운
통화.금리.환율변수를 조화적으로 운영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기초적 경제여건(Economic fundamentals)의 변화에 따른 기초적
인 금리및 환율변동은 가급적 수용하되 일시적 자금수급 불균형이나 투기적
자본유출입등 단기교란요인에 의한 변동에 대해서는 각 정책수단의 탄력적인
대응을 통해 변동폭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내외금리차로 인한 해외자본 유입압력이 큰 상황에서 환율안정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외환시장에 빈번히 개입할 경우 해외부문을 통한 통화
증발로 물가가 불안해져 장기적으로는 금리나 환율의 안정이 더욱 어려워지게
될것이다.

이와 관련, 경제기초여건과 괴리된 인위적인 환율지지정책이 결국 환율및
물가불안, 경상수지 적자등으로 이어져 엄청난 경제적 시련을 겪었던 남미
제국의 경험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된다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