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없는 사회를 앞당기는 일.이것이 제가 이루고 싶은 소망입니다"

동남은행 카드개발실에서 전자결제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는 이준훈대리
(32)는 미래사회는 지갑속에 두툼한 현금이나 수표를 가지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라 첨단IC칩이 내장된 전자지갑(IC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정보화사회라고 강조한다.

전자지갑이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신용카드 크기와 같은 플라스틱카드에
IC칩을 내장한 전자화폐.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의 대가를 치를때 내는 현금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최첨단 경제수단이다.

IC카드는 지난74년 프랑스에서 최초 개발돼 유럽에서는 활발히 사용되고
있어 "화폐혁명"이라고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는 올해초 내무부의 전자주민카드 도입발표와 함께 주목받고
있으며 신설은행인 동남은행이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자체기술에
의해 실용화함으로써 관련업계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대리는 지난해 전자지갑 프로젝트팀 신설멤버에 합류해 현재
교통요금전자지불시스템을 개발하는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버스 지하철 택시 고속도로등 각종 교통요금을 전자카드 하나로
해결하는 혁신적인 사업으로 부산광역시와 부산교통공단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대리는 지난13일 건설교통부산하 교통개발연구원 주최로 열린 "교통
요금 자동결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기전시회"의 일을 잊지 못한다.

교통개발연구원은 시스템을 외국에서 도입키로 내부결정해 전시회가
외국업체 일색이 될 줄 알았으나 동남은행이라는 "의외의 복병"이 나타나
마음을 달리 먹게 되었다는 것.

금융권에서는 동남은행이 유일하게 이 전시회에 참가했고 참가자들도
선진국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는게 이대리의 설명.

연구원은 비로소 우리의 기술로 교통요금 자동결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건교부도 현재 시스템수입을 미루고
동남은행의 전자지갑시스템 활용을 적극 검토중이다.

보안시스템도 미국방부보다 더 나은 SAM하드방식을 채택해 "화폐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자랑이다.

동남은행은 오는8월1일 서울 호텔롯데에서 전자지갑 발표회를 갖고
국내에 전자지갑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금융 유통 교통등 전부문에 걸쳐 하나의 카드로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전자카드를 개발한 곳은 동남은행뿐"이라는 이대리는
정보화사회의 "첨병"임을 자부하는 신세대 금융인이다.

< 부산=김문권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