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태 한국정보산업연합회장(62)은 자신의 이제까지의 삶을 "컴퓨터
전도사"라고 요약한다.

국내에서 정보화에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던 70년대부터 그는
컴퓨터이용 못지 않게 국산컴퓨터개발을 앞장서 외쳤다.

또 자신의 생각을 현실화하기 위한 실천도 아끼지 않았다.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유타대(이학박사)를 나온후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전산기운영실장 국산화연구실장직을 맡으면서 소형 전산기 개발에 참여했다.

80년대에는 삼보컴퓨터를 설립,정보산업계에 직접 뛰어들어 컴퓨터산업을
일구는데 역할이 컸다.

데이콤의 초대사장시절에는 정보문화센터를 세워 가꾸는등 컴퓨터 인식
확산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재는 아시아대양주전산산업기구(ASOCIO)회장을 맡으면서 아시아지역의
정보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컴퓨터가 중요해 이를 강조하며 살다보니 어떤 때는 전도사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를 만나 컴퓨터와 정보화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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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CIO총회가 올 연말 서울서 열릴 예정인데 이 총회의 의미를 어떻게
봐야합니까.

"ASOCIO 회원국이 20여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올 연말에 개최되는
서울총회에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2백여명의 관계자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각국이 정보화를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인도는 어떻게 소프트웨어분야를 발전시켰으며,대만이 하드웨어
선도국으로 나설 수 있었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또 싱가포르가 통신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태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고 또
문명사적인 축도 그와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세계는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빠른 속도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등 아시아에서 정보화가 갖는 의미와 이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십니까.

"일본의 경제 규모는 독일 영국 프랑스를 합한 것과 비슷합니다.
여기에다 아시아의 공업화된 나라 9개국 정도를 합하면 미국과
비슷합니다.

아시아와 미국과의 무역거래량이 미국과 유럽의 거래량보다 많습니다.
대서양 무역고보다 태평양 무역고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또 아시아와
유럽과의 거래가 유럽과 미국의 거래량과 비슷합니다. 아시아의 경제
성장은 공업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입니다.

여기에 정보화를 어떻게 잘 수행하느냐가 앞으로 경제성장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최근 미 MIT대학 교수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미국 각 기업들의 자본재
투입액중에서 정보화에 대한 투자가 전체 투자액의 50%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정보화부문에 투자하면 1년 평균 투자회수율이 80%를 넘어서는 반면
다른 분야는 겨우 6%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성장률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정보화 분야에
많은 투자를하고 정보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할것입니다"

-산업사회의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보다 오래 지속하기위한
수단으로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보화가 된다고 해서 기존의 농업이나 제조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농업도 정보화된 농업,제조업도 정보화된 제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정보화가 늦어지고 있는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보화를 위해 컴퓨터보급및 고도통신기반의 확충이 필요한데 컴퓨터
가격이 비싸고 또 어렵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저는 컴퓨터 보급이 많이 돼야 나라에 좋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컴퓨터
가격에 대해서 생각해보죠.컴퓨터가 비싸지는 않습니다. 요즘 펜티엄PC는
평균 3백만원정도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1대의 컴퓨터를 3년정도 쓰고 버린다고 치면 한사람의 3년동안 평균
인건비인 9천만원으로 30대의 컴퓨터를 살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어렵느냐는 것은 자동차 운전이 어렵느냐는 질문과 똑같습니다.
보통사람이면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컴퓨터 보급이 느린 것은 결국 인식부족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가정에서 PC보급률이 급격히 올라가는등 컴퓨터에
대한 이해나 인식은 많이 나아졌다고 보는데요.

"혼자만 컴퓨터를 잘 쓰면 컴퓨터 사용이 제한됩니다. 위에서도 써주고
옆에서도 함께 써줄 때 컴퓨터 활용폭은 그만큼 넓어집니다.

결국은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들이 정보화에 대한 이해를 하고 이에
맞춰 업무를 짜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 정부에서 각종 정책을 정할 때
반드시 정보화를 우선 대상에 넣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컴퓨터및 정보화분야 전문 인력에 대한 국가차원에서의
신임이 인색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근들어 정보화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우리에게는 정보화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또 모든 부처가 정보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제 국내 PC사용자들도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할수 있습니다.
전세계에 3천만명이 넘는 사람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에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체가 40여만개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에 참여하려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전세계 대부분의 대학과 기업 언론이 갖고 있는
정보를 자유롭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잡지나 신문을 읽을 수 있으며
상품을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든 프랑스든 상관이 없습니다. 또 컬러 사진도 받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도 회선만 빠르다면 움직이는 그림도 받아봅니다.

결국 거리와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어지는 전혀 새로운 사회가 펼쳐지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네티즌이 되고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에 올라타야 합니다"

-권력기관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최근들어 일부 국가권력이 인터넷에 울타리를 치려는 시도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속에서 사회는 움직여 나갈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국가와 정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며 교육과 산업은 어떻게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같은 정보화를 틀어막고 저항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의 경우도 정보의 독점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정보화가 국제적으로 새로운 종속관계를 낳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새로운 지식사회로 갈 때 물론 현재로 봐서 이같은 걱정은 분명
의미있는 지적입니다. 또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주로 인터넷의 소비국가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은 주인이 없는 컴퓨터 통신망입니다.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우리도 인터넷의 한 참여국가로서 많은 혜택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인터넷은 우리나라 기업에 많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자신의 컴퓨터에 자료를 담고 새로운 상품을 실어 인터넷에 연결하면
전세계에서 온라인을 타고 손님들이 찾아올 것입니다. 전혀 새로운
세계적인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보화를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보화를 국가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터 교육을
초.중.고등학교 필수과목으로 넣고 대학입시에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얘기할수 있습니다.

또 각 산업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정보화가 중요하게
취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함께 국내에서도 정보화를 위한 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겠습니다"

-컴퓨터와는 언제 인연을 맺으셨는지.

"미국에서 물리학을 할때 주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공부했습니다. 그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주로 컴퓨터를 쓰도록
돕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후 컴퓨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저는
한국이 최대의 컴퓨터 생산국이 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와같은 꿈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요즘도 몇몇 친구분과 어울려 한시를 짓는다고 들었는데 그간 지은
것중에 한 수 듣고 싶습니다.

"시제는 한일(한가로운 어느날)로 7언절구인데 이렇게 시작합니다.

로벽목향온난연(벽난로의 타는 나무는 향기롭고 연기는 따뜻하고)
착래불염구유연(불꽃은 아무리 보아도 싫지 않아 떠나고 싶지 않네)
창전점점난화호(창밖에는 마침 핀 몇점 난꽃 좋은데)
한독당시점입면(한가로이 당시를 읽으니 나도 모르게 점점 잠에 빠지네)"

<대담 =강영현 과학기술부장>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