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복사골 낙원테니스장에서 모임을 갖게된지가 어언 13년이
흘렀다.

테니스에 빠진 사람들끼리 새백이고 밤이고 줄창 모여서 테니스로 맺었던
인연들이다.

개성들이 워낙 강해서 처음 모임을 시작했을 당시는 줄곧 다툼이 있었다.

개임도중의 판겅시비와 매너가 주된 원인이었지만 게임후 2차를 어디로
정하느냐 하는것도 총무인 나로서는 늘곳칫거리였다.

11명의 회원중 주류파와 비주유파가 팽팽하게 대립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비주류파인 임건식회장(소아과원장)의 Casting Vote 행사로 판정은 항상
비주류파의 승리로 끝나는 바람에 목욕수 식사하고 헤어지는게 고작이었다.

주류파인 필자를 비롯해서 몇몇은 따로 3차행사를 가져야 직성이 풀렸다.

최근에는 임회장도 많이 발전하여 맥주 반병정도는 거뜬히 마셔댄다.

사실 모임 이름을 "화우회"라고 짓게 된것도 "싸움이제그만"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던 것이었다.

모난 돌도 서로 부딪치다 보면 둥글둥글해지게 마련이다.

그렇게 기가 살아있었던 멤버들도 이젠 한풀씩 꺾었다.

꺾였다기 보다는 서로 양보하는 미덕을 갖게되었다.

비단 세월이 흘러서 뿐만은 아니다.

비오는 날에는 실내 팔운동(?)으로 친목을 다지고, 눈오는 날에는 산악
훈련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삼복더위에는 밤낚시로 인내심을 배우는 과정에서
서로서로를 이해하게 되어 역지사지의 편안함을 터득하게 된것이다.

몇해전 경기도 안성 고삼지 낚시대회에서 서로 우승하기 위해 가없은
붕어의 꼬리지느러미를 잡아 늘이던 일, 작년 월악산 등산에서 산비둘기
사냥하던 일, 대전으로 이사간 권두성회원(권안과 원장)초청으로 유성에서
원정경기를 가졌던 일들이 잊혀지지 않을 추억들이다.

10년이 넘다보니 거주지들이 달라져서 수시 모이던 모임을 월례회로
바꾸었다.

대전의 권원장과 백제성씨(한국종합금융 팀장), 박승진씨(기업은행
홍은동지점장)등이 다소 멀리 떨어져있고, 나머지 8명중 회장인 임건식씨
(임소아과 원장), 이상무씨(서울신문사 특수사업주장), 임정식씨(데스콤
전자저울대표이사), 조영준씨(약국경영), 최대호씨(최치과 원장), 그리고
필자가 양천구 목동에 모여살고 있으며 오정환씨(자하전자 전무이사)와
주원석씨(벼룩시장/테니스 코리아 대표이사)가 부천의 복사골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주사장은 국내 아마츄어 테니스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있어
가슴뿌듯하다.

풍치좋은 교외에 락카룸을 겸비한 아담한 전용 테니스코트 한면을 장만
하는 것이 우리 "화우회"의 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