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내가 사업을 할 수 있는 성품을 가졌을까"

사업준비단계에 들어간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걱정에 빠진다.

남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도 없는 고민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답은 예상외로 간단하다.

자신에게 이렇게 한번 물어보라.

"지금까지 직장생활 또는 학교생활중에 단한번이라도 시키지 않은 일을
스스로 찾아서 열심히 해본적이 있는가"

"예스" 또는 "노"라고만 답하라.

곰곰히 생각해본뒤 "노"라는 판단이 나오면 결코 사업하겠다는 생각은
갖지 마라.

아예 포기하라.

그러나 "예스"라는 대답이 나오면 더이상 성품에 관해서는 고민하지 마라.

이것은 전철아성엔지니어링사장 정상원솔로몬시스템사장 최염순성공전략
연구소사장등 20여기업사장들이 꼭같이 털어놓은 공통된 사업가성품 진단
방법이다.

이 중견기업사장들은 "자기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기업인으로서의 직관력이나 끈기 창의력까지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자, 예스라는 대답이 나온 사람이라면 더이상 할까 말까를 망설이진 말자.

이젠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만을 생각하자.

창업컨설턴트들은 사업사전준비를 일단 4단계로 나눈다.

첫째 아이템선정 둘째 시장조사 세째 사업성검토 네째 사업계획서작성이다.

이 4단계중 아이템선정에서 사업성검토까지는 한꺼번에 이뤄질 수도 있다.

아이템을 선정한 뒤 사업성검토에서"노"라는 답이 나오면 다시 새 아이템을
선택해야 한다.

경북대 회계학과를 나와 태평양그룹의 태평양금속에 5년간 근무한
이주일씨는 사표를 내기 5개월전부터 아이템선정작업에 들어갔다.

구미공단에서 일한 그는 일단 백지상태에서 출발키로 했다.

자금 학력 경력등을 고려치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품목선택의 실마리를 푼
다음 자신의 여건에 부가점수를 주기로 했다.

먼저 표준산업분류표를 찾아 소규모창업 가능분야부터 살펴봤다.

줄잡아 1만가지 정도의 아이템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나 표준산업분류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확연히 구분하는 바람에 창업
아이템 선정분류에는 전혀 맞지 않았다.

그는 컴퓨터판매및 소프트웨어개발 컴퓨터교육 컴퓨터관련책자발간등이
모두 컴퓨터산업 한가지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업종을 분류해 봤다.

그가 신중히 분류한 업종은 모두 17개업종.

인쇄출판 단종건설 건자재 자동화기기 부동산 섬유패션 컴퓨터관련 자동차
관련 가정용품 가구 관광운송 무역 농수축산 문구완구 신변장신구(공예)
유흥업소 유통등으로 나누었다.

이 업종을 다시 수많은 아이템으로 갈라봤다.

자동차관련만 해도 주유소 차량액세서리점 시트전문점 배터리점 자동
세차장 부품대리점 창유리전문점 무인주차시스템급속성도로보수 사출부품
생산 랜터카 타이어수리등 수없이 많았다.

많은 선배들을 찾아 의견을 들었다.

떠오르는 품목마다 25개항목을 설정, 점수를 매겼다.

70점이하는 제외시켰다.

한달정도의 검토끝에 그가 내린 분야는 자동화기기분야였다.

그는 자동화기기를 만져본 경력이나 기술은 하나도 없었다.

다만 태평양금속에서 3년간 인사노무를 관리하면서 "이제 인력을 최대한
줄이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꼈다.

인력을 줄이기 위해선 기업들이 자동화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확신이
섰다.

지역이 구미라는 점도 감안됐다.

자동화기기가운데서도 컨트롤러와 자기센서 공압기기등 3가지가 80점을
넘었다.

컨트롤러와 센서는 일본의 오므론과 부산의 오토닉스에서 납품되고
공압기기는 일본의 SMC가 주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2가지 아이템중 공압부품을 선택했다.

액튜에이터 공압밸브 실린더등의 경우 마진폭이 높은데다 구미지역
전자업체들의 수요도 많았다.

그는 92년8월 구미 원평1동 구미자재센터에 자동화부품대리점을 열었다.

곧장 제조업에 뛰어들면 위험부담이 큰 점이 고려된 것이다.

이주일사장은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신용있는 자동화부품업체로
성장했다.

이사장처럼 비제조업분야에서 출발한 제조업체사장은 너무나 많다.

김현준다린통상사장은 수입업을 하다 속성아스팔트제조업체사장이 되었고
한준식두레컴퓨터사장은 소프트웨어개발을 하다가 컴퓨터를 조립업체를
차렸다.

김현준사장은 "그러나 제조업과 연속성이 없는 노래방 찜질방 당구장등
유흥업은 다음 기업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며 말린다.

이대우한국시스템서비스사장이 실시했던 아이템선정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그는 "1백개 정도의 아이템을 설정한 뒤 세운상가청계천 용산전자상가
남대문시장동대문시장 경동시장등을 돌면서 각아이템에 대해 감점하는 방식
으로 채점을 했다"고 밝힌다.

이사장의 채점변수를 보자.

먼저 조달자금으로 적합한가를 잡았다.

다음은 물품의 공급업체현황 공급단가 기본주문량 유통체계 조달기간
대금결제조건등을 평가했다.

수입품도 이와비슷한 비슷한 기준에 선적 납기 관세등을 감안했다.

외주에 의해 생산해 판매해야하는 경우 품질수준 결제조건등을 다시
살폈다.

사무실임대료 소요인력규모 인건비 전화팩스 설비비 감가상각비등 총비용을
산출, 수익성이 있는지를 평가했다.

임태래중앙엔지니어링사장은 "사업사전단계에선 꼭2가지 아이템을 선택할
것"을 당부한다.

그래야만 초기에 실수를 하더라도 금방 새출발을 할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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