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들의 국내지점엔 외국인보다 한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외국사들의 현지인채용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유독 우리증시에 나름대로의
"특수성"과 변수가 많은 점이 이같은 현상을 가져온 것인지 모른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증권사는 모두 36개사. 이 가운데 베어링
쟈딘플레밍증권사등 13개사가 증권업협회 회원이다.

여기서 일하는 한국인은 대략 3백명선. 한국사람으로 가장 먼저
지점장이 된 것은 씨티증권의 알란 서(캐나다국적)지점장이다.

그는 한국사람이긴 하지만 캐나다국적을 가지고 있어 지점장이 되는데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

어째됐건 바클레이즈증권 주진술지점장과 W I 카 남상진지점장,메릴린치
남지점장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외국증권사 국내사무소엔 한국인소장이 태반이다.

다이와증권 장희순부지점장등 차기지점장자리를 노리는 사람도 많다.

외국증권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직원은 거의가 국내증권사 국제부출신.

이들이 외국사로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일한만큼 댓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얼마나 받느냐는 것은 일급비밀에 속한다.

과장 4천만원,차장 6천만원,부장 7~8천만원내외라는게 정설이지만
사람마다 업무마다 천차만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임금철칙"은 있다.

다이와증권 장희순부지점장은 "자신이 회사에 벌어다 주는 것의 10%가
월급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이들 국내지점들의 약정규모는 한달 2천억~3천억원선. 한지점이 국내지점
10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증권사국내지점들은 주요고객이 외국인투자자란 점만 다를 뿐 하는
일은 국내증권사와 거의 같다.

다만 자딘 플레밍을 제외하면 거래소회원이 아니어서 주문만 국내증권사에
낸다.

국내지점들은 각국에 있는 본사의 성격을 그대로 닮는다.

영국계는 조사기능이 뛰어나고 장세대응이 민첩하다.

장세가 바닥일때 소리없이 매집하는 타입.베어링과 자딘플레밍은 막강한
조사분석기능으로 자리를 확고히 구축했다.

S G 워버그는 미국의 대규모 펀드등 해외의 큰 고객을 많이 가지고
있다.

슈로더는 심하다 할 정도로 신중하다.

미국계는 대규모자금을 동원,투기에 가까운 거래를 많이 한다.

심지어는 미국계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 상투권이란 농담도 있을 정도.

메릴린치는 세계적 명성에 비해 아직까지 국내기반을 잡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계로 특이한 회사는 뱅커스트러스트증권.

본사에서 관심을 주지 않아 해외기관의 주문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지만 자체 상품운용과 국내기관브로커업무만으로도
지난해에 많은 이익을 냈다.

다이와는 국내기관영업이 장기다.

닛코는 돌다리도 두드리는 신중함으로 유명하다.

한국증권맨들이 외국증권사진출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한국증시의
특수성과 본사와의 분위기를 얼마나 잘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다이와증권약정의 반이상을 혼자 채우는 장희순부지점장은 우리와
비슷한 일본의 경영풍토를 활용,인간관계와 성실성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베어링증권 오연석부장,슈로더증권 이상진부지점장,W I 카의 남상진지점장,
H G 아시아의 송동근이사등도 살벌하리만치 매서운 외국증권사라는 풍토와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로 꼽힌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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