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의 중요한 3대 거시지표인 성장률과 물가 그리고 산업률등의
금년도 동향을 보면 상당히 양호하다.

성장률은 아마 세계에서도 유일하게 과도성장을 걱정할 정도로 잘
나가고 있으며 물가는 4대지방선거에도 불구하고 5%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률은 이미 일본을 앞질러 세계제일의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현실경제는 통계수치와는 달리
그렇게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것 같지 않다.

이는 최근 중화학공업과 대기업 그리고 백화점등이 경기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에 경공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재래시장은 부도를
면치못할 정도의 경기침체에 직면하는등 소위 신이중구조( neo -
dual economy )가 심화되는데 그 부정적인 요인이 있는것 같다.

그리고 특히 국민경제의 중요한 또하나의 거시지표인 무역수지의
엄청난 적자가 고도성장과 물가및 고용의 안정속에서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현실경제를 불안하게 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있다.

따라서 금년도 경제정책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균형발전과 무역수지의
적자를 해소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 "경기상황의 평가와 내용"이라는 자료를 통해
최근의 고도성장이 견실하다는 근거로 경기대책을 별도로 강구하지
않는다는 "무대책"을 밝힌바 있으며 국회답변에서도 총수요관리의
지속화로 무역적자개선에 노력하겠다는 정도인 것이다.

그러나 금년도의 무역수지적자규모가 심각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때 고도성장과 물가안정 그리고 고용안정이 그
의미를 상실하고 말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금년도 6월까지의 상반기 수출실적이 5백84억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은
6백52억달러를 기록함으로써 무역적자가 무려 68억달러에 달하는
심각한 대외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금년중에 수출은 약 15% 증가한 1천1백10억달러를,수입은
약 18% 증가한 1천2백30억달러를 기록하여 전체 무역규모가 2천3백40억달러
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무역적자가 무려 1백2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상반기중의 대일수출이 65억6천만달러의 실적에 그친 반면
대일수입은 1백32억6천만달러를 기록함으로써 반년사이의 대일무역적자가
무려 67억달러를 기록하였으며 금년중에는 그 적자규모가 사상 최대인
1백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무역적자는 전적으로 일본과의 무역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흔히 우리는 대일무역적자의 원인을 산업구조의 대일의존적인 수직적
국제분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찾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일본의
폐쇄적인 시장구조와 신숭상주의적인 봉상정책에서 그 요인을 찾고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보다도 더 심각한 요인이 있다고 하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최근의 한일경제관게는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과거 30여년간의
한일경제관계와는 또다른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종래의 한일경제관계는 한국과 일본열도만의 관계였으나 최근 일본기업이
엔고에 따라 태국 말레이시아등 동남아와 중국 대만등 동북아로
탈출함에 따라서 오늘의 한일경제관계는 이곳의 일본자회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전체로서의 외정적 일본과의
관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최근 대일.대미수출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일본과 미국이
수입규제를 강화하는데도 그 원인이 있지만 그 보다도 동아시아에
흩어져 있는 일본자회사들의 제품이 일본과 미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고때문에 우리의 수출이 잘 될것이라는 교과서적인 논리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외정적 일본의 엔화경제권형성을 철저히 분석하여
이에대한 새로운 대응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편 인도적 차원의 민족 내부거래라고 하는 대북한 쌀지원문제가
제3국에서 수둘러 추진되었다.

이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북한과 일본의
정부간교섭을 통해 방대한 싸지원을 성사시키려는데 자극받은 감이
없지않다.

지난 92년에 중단되었던 북일간의 수교교섭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한일경제관계는 또다른 시련을 맞이하고 있어서
대일무역적자의 해소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종래의 한일경제관계가 이제는 남북한과 일본이라고 하는 과거
1000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3가관계로 변질되어가고 있으며
이에따라 한반도와 일본열도사이에는 새로운 국제분업이 형성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같은 한일관계의 심각한 지각변동을 주시하면서
대일무역적자를 해결하겠다는 새로운 각오를 가지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대일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책으로서의
산업구조를 조정하고 기술혁신을 강화하면서 외연적 일본의 엔고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함과 동시에 일본의 한반도 3각전략을
저지할수 있는 전국민적인 국제경쟁력 강화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6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