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의 계열사인 한라해운이 중고선박을 빌리는 세계 용선시장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설립된지 5년밖에 안되는 ''해운업계 초년생''인 이 회사가 적극적인
''선테크''를 구사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동안 무려 100척이
넘는 벌크선을 용선시장에서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임대가능한 선박은 약 400여척.


그러니까 한라해운은 총공급물량의 25%를 점유하고 있는셈이다.

전세계 용선시황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라해운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박은 15척.

대부분 시멘트 곡물 원목 철강등을 운반하는 벌크선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1천8백억원.

매출규모나 선박보유측면에서 보면 국내32개 외항해운업체가운데 10위수준
에 불과하다.

이런 회사가 보유선박의 7배에 달하는 중고선을 빌렸다는 얘기다.

빌린선박이 많으면 그만큼 용선료 부담이 크다.

때문에 한라의 경우는 해운업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케이스다.

하나의 "기현상"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볼때 세계 해운업계가 세계용선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한라해운
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예컨대 "신생 해운업체임에도 불구, 용선을 너무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게
아니냐"(일본해사프레스지)고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한라는 왜 용선을, 그것도 보유선박의 7배나 될 정도로 공격적
으로 하고 있는가.

"구체적인 내용은 영업비밀이어서 밝힐순 없지만 최근들어 화물운반 수요가
늘어난 게 사실 아니냐"는게 한라해운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해운업계에선 한라의 용선은 화물운반 수요증가 때문만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는 "용선영업"을 하기 위해 이처럼 많은 선박을 빌렸을 것이라는게
해운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용선영업은 일종의 외환투자행위와 같다고 보면 된다.

용선료가 낮을때 배를 빌렸다가 시세가 오르면 제3자에게 다시 빌려주는
것이다.

일정기간 용선료의 등락폭이 크면 클수록 중간 차익을 짭짤하게 챙길수
있음은 물론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라해운이 배를 많이 빌렸던 올 상반기중 국제용선시황은 폭등했다.

7만t급 벌크선의 하루 용선료는 지난해 9월 1만5천달러선이었던 것이
지난5월에는 무려 2만4천달러까지 치솟았다.

용선료가 1만5천달러인 시점에서 10척을 6개월동안 빌렸다가 시황이 2만
달러로 오를때 제3자에게 배를 재용선해 줄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보게
된다.

한라해운은 지난10개월동안 이같은 용선영업으로 1천만달러는 족히 벌은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돈벌이가 잘된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도 크게 뒤따를수 있다
는데 있다.

일본과 유럽의 대부분 해운업체들이 용선영업을 가능한 한 금기시하고 있는
것도 그때문다.

자칫 잘못하다간 환투기처럼 "선투기"도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라해운의 영업행위가 너무 "모험적이지 않느냐"는 외국 해운전문지들이
보이는 우려의 시각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오기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