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인텔리전트빌딩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선보인 인텔리전트 빌딩은 손꼽을 정도였지만 올해안에
첨단기능을 갖춘 인텔리전트빌딩이 잇달아 문을 열 예정이다.

물론 요즘 완공되는 고층 빌딩은 대부분 어느정도 "지능화"돼있는게 사실
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텔리전트 빌딩이라고 부를수 있는 건물은 아직은 그리
많지 않다.

인텔리전트 빌딩은 지능화 정도에따라 보통 4단계로 구분된다.

빌딩자동화와 첨단통신설비를 부분적으로 갖춘 건물들이 1,2등급에 속하고
고도의 통신기능이 있고 전체적인 계획에의해 대부분의 기능이 통합돼있는
빌딩이 3등급에 든다.

3등급 인텔리전트빌딩은 타빌딩과의 정보교환이 가능하며 미래의 기술
도입및 확장에도 대응할수있다.

또 4등급은 국제적 텔레포트로 위성통신을 이용,광역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실현한 국내외 정보통신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할수
있는 최첨단 정보빌딩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4등급 인텔리전트 빌딩은 없지만 3등급 인텔리전트빌딩
은 등장 단계에 와있다.

이론이 있을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인 본격적 인텔리전트빌딩
으로는 지난 91년 문을 연 서울 우면동 한국통신 기술지원센터가 꼽힌다.

이 빌딩은 관리자동화는 물론 사무자동화,정보통신시스템등을 웬만큼 갖춰
인텔리전트빌딩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것이 일반적 평이다.

이어 이달말 공사가 마무리돼 개관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는
일본 도쿄의 NEC타워 도쿄도청사등과 비견될만한 본격적 인텔리전트 빌딩
이다.

지상 30층의 본건물과 20층의 부속건물을 합쳐 건평이 5만4천6백80평인
이 빌딩은 건물의 모든 기능을 중앙컴퓨터가 통제 관리하는 첨단빌딩으로
인텔리전트빌딩 등급중 상급인 3등급에 속하는것으로 평가되고있다.

포스코센터는 우선 건물의 모든 부분이 자동 관리된다.

주차관리는 물론 엘리베이터도 센서로 승객을 자동감지해 작동된다.

실내조명도 컴퓨터가 조절하며 광센서가 햇빛의 양을 감지해 커튼을
여닫고 실내등을 자동 점멸하도록 돼있다.

정보통신과 사무자동화기능도 첨단이다.

근거리통신망 종합정보통신망등이 개인용컴퓨터와 연결돼 근무자 개개인이
각종 정보를 손쉽게 이용할수있다.

또 서울 포항 광양을 연결하는 화상회의가 대형화면으로는 물론이고 PC
로도 가능하다.

앉은 자리에서 해외시장 동향이나 경쟁업체의 움직임을 파악할수있으며
국제화상회의도 할수있다.

PC를 통해 항공기예약이나 은행자동이체도 가능하고 구내식당메뉴까지
알수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연세재단의 남대문 세브란스빌딩도 인텔리전트빌딩으로
꼽힌다.

지하6층 지상24층 연건평 3만3천평규모로 건립된 이 빌딩은 건물관리는
물론 사무자동화 통신시설등에서 "수준급"이란 평을 듣고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LG그룹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LG대치 빌딩 역시
인텔리전트빌딩이다.

지하6층 지상20층 연건평 1만3천5백여평의 이 건물은 LG그룹의 여의도
쌍둥이빌딩 마포빌딩 역전빌딩 연수원등과 청주 구미 창원 여천의 계열사i
공장및 영업소 해외지사등을 위성통신으로 연결,케이블TV방송 화상회의
등을 할수있는 메인센터의 역할을 하게된다.

쌍용 고려 선경 서울 동양 보람 제일증권등 증권회사들이 서울 여의도
옛 안보전시장 부지에 짓고있거나 완공된 7개의 건물도 증권사 고유의 기능
을 하나의 컴퓨터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인텔리전트타운으로 조성한다는 점
에서 관심을 끌고있다.

특히 지난달말 완공,입주를 시작한 쌍용투자증권빌딩은 포스코센터못지않은
인텔리전트빌딩이란 평가를 받고있다.

오는 97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중인 한국경제신문사 사옥도 관리 사무
자동화 통신시설등이 고도로 지능화된 인텔리전트빌딩으로 꼽힌다.

역시 97년 완공될 대전 제3정부종합청사를 비롯 국가안전기획부의 서울
세곡동 신청사도 인텔리전트빌딩으로 설계돼 이제 인텔리전트 빌딩은 정부
청사로까지 확산되는 추세이다.

이밖에 서울 수서에서 문을 연 삼성의료원을 비롯 대우증권전산센터 한국
산업리스건물 동남증권사옥등도 인텔리전트화된 빌딩들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인텔리전트빌딩 건립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현재 완공됐거나 짓고 있는 건물을 포함,금세기말까지 우리나라에서 건립
될 인텔리전트빌딩은 대략 40~50개동에 연면적 1백만평이상이 될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과거엔 건물이 공간제공의 역할을 하는데 그쳤으나 이제는 단순한 공간
제공보다는 얼마나 지능화돼 쾌적한 환경과 효율적인 근무여건을 갖추느냐
가 건물건립의 관건으로 돼가고있어 인텔리전트빌딩이 크게 늘어날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