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기 <삼성경제연 전자정보산업실장>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위해 정부의 노력과 민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5년까지 20년동안 45조원이라는 거대한 투자가 소요되는 국가차원의
중요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잘못인식되고 있는 것중의 하나는 정보고속도로 사업이라 하여
70년대 건설하여 그 역할을 톡톡히한 경인및 경부 고속도로와 같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일반고속도로는 건설이 되면 국도를 다니던 차가 아무런 부담이 없이
고속도로를 달릴수 있다.

그러나 정보고속도로는 구축이 되고 그동안 전화를 주로 사용하던
사용자는 새로운 사용법 습득 없이는 정보고속도로 질주가 어렵다는
것이다.

자동차로 말하면 운전방법을 새로 배워야 하는 것과 같다.

전화망 구축사업 시기에는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 망구축이 곧 사업성과로
연결되었지만 초고속정보통신망 사업은 공급측 기술이 수요측 보다
앞장서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거대투자의 조기회수 문제는 국가 재원의 효율적
활용측면에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투자의 조기회수는 새로운 민간업자 진입에 의한 활력을 넣을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요금 하락을 가능하게 하여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구축되는 망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도입
방안이 적극적으로 분석 검토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과거에 새로운 미디어들이 사회에 도입 확산되는 과정과
성공,실패 사례는 초고속망 구축에 좋은 시사점이 될것으로 본다.

전통적미디어 경우 다음표와 같이 대부분이 시장침투율 50%를 달성하는데
수십년이 걸린 것을 알수 있다.

미국의 경우 전화는 초기 시장도입후 50년 동안에는 주로 사무용으로
사용되었으며 2차 세계대전후에 대부분의 가정이 전화를 임대하여
사용하면서 보급이 촉진되었다.

신문의 경우도 유사하게 19세기 후반까지 주로 전문 소집단과 기업에서
구독하였다.

새로운 미디어의 경우 케이블TV는 미국가정의 1/3을 수용하는데 32년이
걸렸으며 VCR은 20% 수용하는데 10년이 소요되었다.

비디오텍스의 경우 영국은 높은 가격,미국은 한정된 지역 제공,일본은
다양하지 못한 정보를 제공함으로 인하여 상당액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문자다중방송(텔리텍스트)은 미국의 경우 TV제조업자의 디코더제작을
주저하고,방송업자는 광고수입에 대한 불안으로 서비스개발이 늦어져
도입에 역시 실패하였다.

화상회의는 60년대 중반 실험적 시스템운영을 거쳐 70년대초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소수의 시스팀 가동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경우 23개 시스팀이 시작되었으나 1985년말에는 5개만이
운영되었다.

따라서 현재 미국에서는 화상회의에 대한 관심고조와 함께 초기 실패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도입초기 화상회의에 대한 관심은 여행경비의 절감과 원격지에 대한
서비스제공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여행대체서비스라는 관심은 1차오일쇼크(1973-1974)로 더욱
높아졌으나 높은 서비스 원가로 말미암아 수요발생이 예상보다
저조하였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음성회의 또는 FAX를 동반한 음성회의가 그들
욕구에 충분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음성회의의 비용은 회상회의보다 1/50-1/100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음성회의 수용도를 더욱 높였다고 볼수 있다.

미국으리 케이블TV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도 수용의 진척도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페이케이블서비스( Pay Cable Service )는 처음 도입 5년동안
연 182%의 성장과 도입후 13년후 총가구수 24% 수용과 기본케이블
서비스 수용자중 60%를 수용하였다.

미국 케이블TV 발전원천은 첫째,풍부한 프로그램을 공급할수 있는 영화
제작의 대국으로서 프로그램개발및 공급이 활발하였고,둘째,프로그램의
제작,배급 진흥 등이 분리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세째,통신회선
사용료가 저렴하여 통신이용이 활발한데서 찾을수 있다.

케이블TV 도입초기 부터 상당한 문제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와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

새로운 정보통신서비스의 각종 사례에서 볼수 있는 특징을 보면 첫째,
통신서비스가 가정에 침투하기 이전에 기업에 침투하여 성공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이 경우 가정에 대해서는 규모의 경제성을 가지고 다양한 가격범위로
침투를 용이하게 할수 있다.

둘째,새로운 통신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저항은 대부분 제품사용의
어려움에 기인하였다.

예를들면 기능적 문맹과 낮은 교육수준,신체불구및 허약으로 특정서비스
수용을 어렵게 하였다.

셋째,많은 새로운 서비스의 시장성장과정이 과장되고 잘못된 기대로
시작된 것이 많아 지나친 수익기대와 함께 그에 따른 지출이 문제시
되기도 하였다.

넷째,새로운 서비스상품의 시장개발에 있어서 유연성및 적응성이
요구되었다.

비디오텍스의 경우 정보제공기구로 시장에 도입되었으나 PC를 통한
거래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의 기능변화를 통해 보다 높은 수용률을
기록하였다.

다섯째,민간의 활력을 활용하는 차원이 오히려 도입에 장애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미연방통신위원회(FCC)는 경쟁유도가 바람직한 산업환경을 조성한다고
보고 저전력TV,텔리택스트등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결과 면허신청이 폭주하고 표준설정이 되지않아 서비스도입이
지연되고 결국 실패한 사례가 있다.

지금까지 새로운 정보통신서비스 시장도입 경험으로 보아 기술중심사업
추진은 시장성장 잠재력을 소모시켰으며 시장의 분할과 일반수요부재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 추진시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제도정책등 공급적 측면과 수요자 측면의
수용( Adoption )촉진을 위한 기본대책이 필요하다.

즉 초고속정보통신망서비스가 혁신적 상품으로서 일반 통신수요자에게
어떤 경로로 어떤 형태로 전달되고 전파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사업의
성공적 수행과 정보통신서비스에 대한 정책및 제도를 수립하는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고 본다.

따라서 새로운 서비스의 성공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서비스의 확산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초고속망 보급과 정책,그리고 관련제도를 수립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