콸라룸푸르 북.미간 준고위급회담 타결에 따라 정부차원의 대북 경수로
지원과 민간차원의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한전을 중심으로 한 대북 원전건설 체제에 참여할 발전설비 업체와
시공업체는 북한과 코리아에너지개발지구(KEDO)간에 원전공급 협정이
체결된 후 개시될 수주경쟁에 들어가게 된다.

경수로 타결후 맞게 될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대하면서 방북 신청이나
협력사업 신청을 그동안 미루어왔던 기업들의 경협 움직임도 빨라질
것이다.

통일원등 정부당국은 북한이 경수로 협상과 남북경협과정에서 한국
정부를 배제하려는 이중적 태도를 취해온 것을 경계하면서 민간에게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회장단 회의에서 내실있는
남북 경제협력의 추진을 위한 남북한 경제협력 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킬
것을 결의했고 장기적 발전방향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갈
남북경협의 5대기본원칙을 채택했다.

남북대화의 진전및 정부의 투자지침과 조화를 이루면서 비전략적
소비물자를 우선적으로 한 교역과 투자를 추진하되,자율협력으로 기업간
과당경쟁유발을 자제하면서 본격적인 추진은 신뢰구축 투자보장제도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려 장기적으로 남북한 산업의 보완.발전과 공동
번영을 꾀하겠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결정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경험해 왔던 대북 경협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따라서 현재로서는 어떠한 뚜렷한 성과도,새로운
결실도 기대하기 어려운 극히 원론적인 방향설정이다.

따라서 좀더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남북관계의 변화를 남북쌍방에
주문하게 된다.

첫째 경제문제에 관한한 북한은 더이상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자생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남한이 북한의 협력상대임을 서로 직시해야 한다.

북.미 협상에서 남한을 배제하려던 노력이 실패로 끝난 지금 북한은
남한을 최우선 협력상대로 선택해야 할 것이며 남한도 북한을 더이상
고립상태로 밀어넣는 방어적 자세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주한과 북한간의 직접 대화채널을 조속히 재개하고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재건과 우리가 보장받고자 하는 한반도 안전을 위해 서로가
무엇을 제공하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협의해야 할 것이다.

둘째 우리가 원하는 한반도 안전에 대해서는 단호한 자세를 갖되,경제협력
에 관해서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것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우선적으로
공급해주는 신축적인 자세가 요망된다.

이미 남북간 교역규모가 연간 2억2,900만달러로 북한입장에서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이르나 대부분 반입위주의 간접 교역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남북간 직교역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자본이 결합하는 위탁가공교역이 대폭
증가되기 위해서는 중국보다도 높게 요구하는 임금수준을 북한의
경쟁상대국에 맞게 조정해야 할 것이다.

서로의 요구를 알고 성실하게 대화하는데서부터 남북경협은 출발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