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도 쌀을 살수 있습니다"(유공)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 줍니다"
(호남정유) "이벤트 걸들의 에어로빅을 보며 잠시 눈의 피로를 푸세요"
(현대정유).

정유회사들이 주유소 손님을 끌기위해 올들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화장지나 면장갑을 주던 그간의 원시적 유치작전이나 치열했던 지난해의
가격인하및 주유소쟁탈전에 이어 정유사간 판매경쟁은 이제 제3라운드로
들어선 셈이다.

3라운드는 유공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유공은 지난1월 "주유소에서도 쌀을 살수 있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주유소의 이미지변신에 나섰다.

쇼핑편의도 함께 제공하는 주유소라는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고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다른 업체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곧바로 현대정유가 이벤트걸의 에어로빅이라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으며 호남정유는 쓰레기수거 서비스로 이에 맞섰다.

한화에너지는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의 팬서비스를 주유소 고객유치와
연결시키는 전략을 펴 운전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농협과 계약을 맺고 철원 청정미를 팔고 있는 유공은 쌀판매주유소를 당초
의 5개 주유소(시범판매점)에서 조만간 1백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유공측은 주유소 한곳에서 파는 쌀이 일반 소매점에 하루 판매량정도가
될 것이라며 "농협쌀 판매"를 성공적인 주유소의 이미지 차별화 전략으로
자평하고 있다.

후발정유회사인 현대정유는 주유소브랜드인 "오일뱅크"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는데 안감힘을 쓰고 있다.

이 정유사는 지난4월3일부터 5월2일까지 꼭 1개월동안 16명의 이벤트걸을
4명씩 4개조로 구성해 주유소 순회 에어로빅을 선보였다.

이 결과 현대는 당초 신통찮은 반응을 보였던 주유소사장들까지 에어로빅
이벤트의 효과를 인정하는데 자신을 얻어 오는15일께부터 제2차 이벤트걸의
순회 에어로빅운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2차에는 에어로빅조를 6개조로 종전보다 2개조를 더 늘릴 예정이다.

호남정유는 지난달9일 쓰레기 종량제에 착안해 전국 주유소에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을 설치, 이달부터 수거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자극받아 보름뒤 유공도 서둘러 쓰레기 수거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으나 두 회사 모두 쓰레기종량제에서 착안한 서비스가 어느 정도
영업효과로 연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정유5사 가운데 가장 조용한 한화에너지도 지난3월 야구팀인 한화이글스의
주유소 팬서비스를 벌일정도로 주유소이미지 제고에 신경이 날카롭다.

정유업계에서 주유소영업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정유회사간의
주유소쟁탈전이 여론에 꼴사납게 비춰지면서 올들어 이 쟁탈전이 잠잠해진데
따른 것으로 볼수 있다.

다른 회사 주유소를 뺏는 공격형에서 자기회사의 주유소 이미지를 부각
시키는 수비형으로 영업전략을 변화시켰다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는9월로 예정된 호남정유의 중질유분해시설가동을 비롯해 정유
회사의 증설공장 가동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이같은 수비형 영업전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두고 볼일이다.

정유회사들의 시장확보경쟁이 멀지않아 다시 2라운드식의 이전투구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양홍모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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