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최대규모의 6.27 지방선거가 오늘 입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선거전의 막을 올린다.

이번 4대 지방선거는 특히 광복 50주년이 되는 해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풀뿌리 민주주의로서 지방자치가 갖는 효용성은 새삼 강조할 것도 없지만
선거운동의 시작과 함께 후보자나 유권자 다 함께 지방자치의 참 뜻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는 깨끗한 정치, 돈 안쓰는 공명선거를 목표로 제정된
이른바 개혁 선거법의 본격적인 시험무대라고 할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등록이 실시되기도 전에 과열과 탈법으로 선거
분위기가 혼탁해지고 있음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고 "공천장사"를 한 혐의로 현역 국회 의원이
구속된 사건은 충격적이다.

검찰의 발표로는 이번 선거와 관련하여 선거법 위반혐의로 내사 또는 조사
를 받고 있는 선거사범은 국회의원 16명을 포함, 모두 200여명이나 된다고
하니 그 혼탁의 도를 짐작케 해준다.

이러한 불법.타락 양상의 선거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사정당국의
엄정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유권자들의 각성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당선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후보자와 정당들에 대해 공명성
을 기대하기는 어차피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불법.타락성 못지 않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같은 과열
양상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의 조짐이 이미 여기저기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활황국면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인력난과
물가불안을 유발하고 있어 철저한 대책이 시급하다.

김영삼 대통령이 9일 확대 경제장관 회의에서 지방선거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억제목표선 5%를 지키라고 지시한 것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 배려를 당부한 것도 선거로
빚어지고 있는 경제적 부작용이 더 이상 방치할수 없는 수준임을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80년대 이후에 치러진 각종 선거가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자료들을
보면 선거는 물가상승과 산업생산위축 수출감소 등을 초래하는 것이 공식
처럼 되어 있다.

선거자금의 대량방출과 인플레심리확산 행정력해이에 따른 개인 서비스
요금의 편승인상 등으로 선거직전 물가는 급등양상을 보이고 산업인력의
선거운동원 차출과 노사분규 악화에 따른 근로분위기 이완등으로 산업생산이
감소하는 현상이 이번 선거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조짐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입후보자가 2만여명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인 데다
실업률이 매우 낮고 선거시기가 산업활동이 가장 왕성한 6월이어서 경제적
부담이 어느때보다 큰 것이 사실이다.

정부와 각 정당은 물론 국민 모두가 선거결과에 쏟는 관심의 절반만이라도
덜어내 경제적 부작용을 막을 공동대책을 후보등록과 선거전개막에 때맞춰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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