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온 국민의 큰 관심과 기대속에 정부의 교육개혁안이 발표되고 나라
안의 주된 화제가 여기로 모여지면서 각계 각층의 의견들이 여러 메스컴을
통해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다.

분명 메가톤급 뉴스이며 우리의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이제는 정말 실현성있는 참다운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보면서
진행되어 가는 양상을 긴장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간 여러차례의 크고작은 교육개혁안이 발표되고 시도되어 왔다.

때로는 탁상공론과 말장난에 그쳤고 정치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것도
있었는가 하면 위정자나 교육책임자의 한건주의로 반짝하다가 흐지부지 된
것도 있었다.

이로인하여 수많은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이 시행착오의
"모르모트"가 되어 왔다.

몰론 그동안 수많은 교육전문가와 행정가들이 그 나름대로 많은 노력과
땀을 흘려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교육현실은 대통령보고서에서 나타나듯이 경제수준은
세계 12위권에 육박하고 있으나 교육여건은 부끄럽게도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교육의 파행성과 불균형성은 94년 교육예산이 11조5,595억원으로 GNP의 약
3.8%인데 비해 사교육비 총액은 17조4,640억원으로 GNP의 약 5.8%에 달한다
는 사실로도 잘 나타나 있다.

교육의 중요성은 더 말할나위도 없으려니와 교육의 어려움을 다시한번
절감하게 된다.

어쨌든 이번에 또다시 정부의 새 교육개혁안이 세계화를 지향하는 교육
혁명의 기치아래 의욕적으로 선보이게 된것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새로나온 교육개혁안에 대하여 시시비비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번에도 또 태산 명동서일사의 공론이 되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교육개혁안 그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번에야말로 교육혁명의 성공적
결실을 반드시 이룩하겠다는 실천의지의 모두가 나서서 밀어보자는 긍정적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거스릴수 없는 세계화의 커다란 물결속에 놓여 있다.

세계화의 특징은 경쟁과 협력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국경없는 지구촌이라는 경쟁의 링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길수 있는 무기 곧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경우 이길수 있는 무기는 우리의 두뇌와 재주, 곧 인적자원밖에
없다.

그 인적자원을 최첨단 경쟁무기로 만드는 길은 오직 교육이다.

때문에 교육은 우리의 사활,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특히 경쟁의 무기는 독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수월성을 갖춘
것이라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의 교육도 독창성, 전문성, 그리고 수월성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뿐만아니라 우리는 협력할줄 알아야 한다.

내가 아닌 우리라는 바탕에서 서로 힘을 합칠수 있어야 한다.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모래알같이 각각 흩어지는 우리가 아닌 찰흙같이 단단히 뭉쳐지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교육을 백년대계라 한다.

또 교육을 나무에 비하기도 한다.

오랜기간 인내를 갖고 노력과 정성, 그리고 애정을 쏟을때 작은 묘목이
거목으로 성장한다.

다소간 못생긴 묘목이라 하더라도 정성스럽게 키우겠다는 실천의지와
어려움을 기꺼이 극복하겠다는 긍정적 자세가 있을때 우뚝한 거목으로
자라게 된다.

앞으로 개혁을 해나가는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처럼 의욕적으로
만들어진 교육개혁안이 그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 먼저 우리 모두의 사고가
독창적이면서 응용적이어야 하고, 우리의 방법이 정밀하면서 집중적이어야
하며, 우리의 태도가 협력적이면서 진취적이어야 한다.

가르치는 이는 사명감과 책임을, 배우는 이는 원대한 이상과 성실한
노력을, 행정을 하는 이는 봉사정신을, 그리고 나라와 국민들은 애정을
갖고 뒷바라지를 성실히 하는 것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요소라고 생각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