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반은 그렇지 않아도 이전부터 장안으로 나가볼 생각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이번에 발생한 풍연 살인사건으로 인한 골치아픈 상황을 일단
피하기 위해서도 식구들을 데리고 장안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식구래야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으므로 어머니 한분과 여동생
하나밖에 없었다.

설반은 장안으로 떠나기로 작정을 하면서 뚜쟁이로부터 사들인 계집은
어떻게 해야하나 궁리를 하였다.

아직 장안까지 데리고 갈 형편은 되지못하니 하인들에게 맡겨 금릉에
머물도록 하는 편이 나을것 같기도 했다.

그러자 얼마동안이나마 헤어져 있어야 할 계집에 대한 욕정이 더욱
일어 그녀의 몸을 한껏 탐하게 되었다.

계집을 애무하다가 교합에 이르게 되었을때 설반이 넌지시 물었다.

"이제는 아프지 않느냐?"

설반의 옥경이 계집의 옥문으로 들어갈 적마다 계집은 통증으로
신음소리를 내며 이맛살을 찌푸리곤 하였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는것
같았다.

"네"

계집은 한마디 대답만 하고 숨을 헐떡였다.

계집의 숨이 넘어가기 전에 설반은 옥경을 슬그러미 빼내어 천장을
바라보고 번듯이 누웠다.

"명주수건으로 여기를 닦으려무나"

설반이 손으로 자기 사타구니를 가리키며 짐짓 부드러운 목소리로
계집에게 지시를 하였다.

계집은 시키는대로 명주수건으로 그 부분을 닦았다.

"자, 이제 입을 갖다 대거라"

계집은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자, 이렇게"

설반은 계집의 머리를 사타구니 쪽으로 가볍게 잡아끌었다.

계집은 자기 뺨에 설반의 옥경이 닿자 멈칫하며 머리를 뒤로 빼려고
하였다.

"입을 벌리고. 오이를 먹듯이"

그렇게까지 설반이 설명을 해주었건만 계집은 끝내 무슨소리인지
모르는듯 머리를 들고 말았다.

설반을 불끈 화가 나 계집을 치려고 하다가 성질을 죽이고는 다시
계집의 옥문을 찾았다.

마침내 풍연 살인사건은 풍연의 하인이 응천부고 고소함으로써
응천부 부가 가우촌이 맡아 처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우촌이 사건을 조사해나가는 과정에서 뚜쟁이가 팔아먹은
계집이 바로 어릴적에 잃어버린 진사은 어른의 딸 영련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우촌은 재판을 핑계로 영련을 응천부로 불러다가 그의 소실 교행과
함께 감격적인 해후를 하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