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에서 공중전으로" 국내 최초의 방송통신복합위성인 무궁화호
발사를 70일 가량 앞두고 재계에 떠도는 말이다.

그동안 각종 사업분야에서 각축을 벌여왔던 재계의 선두싸움이 무궁화호
위성 발사를 계기로 땅에서 하늘로로 번지게 됐다는 뜻이다.

그동안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물밑에서 준비해왔던 위성방송및 통신분야의
사업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된 것.

재계의 위성방송 및 위성통신 주도권 다툼에서 가장 앞서있는 그룹은 LG다.

LG정보통신은 무궁화호 위성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절반정도는 이기고
들어가는 셈이다.

LG는 최근 그룹차원에서 이분야 사업에 본격 나서기로 하고 변규칠LG그룹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전략사업개발단을 구성했다.

각론에서도 LG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위성방송 수신용 VTR를 미국 씨큐브사와 공동개발해 놓은 상태다.

씨큐브사는 미국에서 영화를 디지털로 압축 전송해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15분내에 이 영화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전세계를 대상으로한 서비스
를 계획중이다.

LG전자는 씨큐브사가 이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국내 서비스권을 갖는다.

사업을 위한 기본 환경을 일찌감치 마련해 놓은 것.

여기에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할 LG미디어도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업권을 갖게 될 경우 이 회사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주요한
프로그램이 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은 최근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위성사업을 위한 계획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축적한 디지털 기술을 십분 활용한다는 생각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디지털VTR과 위성 방송 수신용 디코더(decorder)를 개발
했다.

삼성은 무궁화호 위성을 통한 위성사업에 진출할 경우 최근 인도에서
시작한 무선호출사업과 칠레통신사업에 이어 세계적인 위성통신사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위성방송을 포함한 위성사업을 차세대 주력 사업분야로
선정해 집중투자하고 있다.

현대는 현대그룹도 일간지 몇 군데와 위성방송 컨소시엄 형성을 위한
조건을 타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전자는 지난 4월 엑스포 사무차장을 지낸 KAIST(한국과학기술원)홍성원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위성사업을 포함한 통신분야를 맡겼다.

현대는 또 전세계를 통신위성으로 묶어 하나의 통신망을 형성한다는
글로벌스타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인도등의 사업권을 확보했으며 무궁화호 위성을 통한
위성통신분야에 진출할 경우 동남아지역에서는 무선통신사업의 확실한
주도권을 쥐게되는 셈이다.

무궁화호 위성발사는 대그룹뿐 아니라 개별업체들에게도 사업확장의 기회
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위성방송시스템개발 계획을 확정, 중견업체들을
포함한 정보통신업체들과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신기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와 미국 MPR사 LG정보통신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MPR는 시스템 개발을, LG는 송신기 인수시험 및 하자보수와 생산을 맡았다.

송신기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를 중심으로 LG정보통신 삼성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 대기업과 아남전자 대륭산업 팬택 나우정밀 미래통신
등 중견기업들이 공동개발체제를 구축했다.

이외에도 고선명TV 위성방송 전송방식에 대한 기술이 확정되면서 전자
업체들 사이에 관련 기술개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3사는 고선명TV를 공동개발하고 있는데 위성방송 전송방식이 결정
되면서 이분야 기술개발에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다.

특히 정부가 확정한 기술기준안은 방송신호를 영상 음성 보조데이터로
구성된 텔레비전신호와 데이터신호로 규정해 별도의 데이터 방송을 실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방송국에서도 관련사업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로와 세로의 화면크기비율이 4 대 3인 기존 포멧과는 달리 16대9의
와이드형을 채용해 위성방송 수신을 위한 와이드TV시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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