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마스, CUC 인터내셔널의 월터 포브스회장은 그의 랩톱컴퓨터
를 열고 자기회사의 "샤퍼 어드밴티지 서비스"에 펜탁스카메라 한대를 주문
했다.

그 사이 걸린 시간은 45초.

그로부터 사흘후 저녁 그가 신청한 카메라는 그의 집에 정확히 배달됐다.

가격은 할인점보다도 10% 싼 37달러였다.

"소매상들은 불운합니다"

자기확신이 강한 포브스회장이 읊조리는 말이다.

그가 경영하는 회사는 단순한 소매상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소비자와 제조회사 및 도매상을 통신망으로 연결해주는
통신판매회사이다.

1인당 29달러를 내는 가입자가 3,400만명이며 여기에 참여한 제조업체
및 도매상수도 600개사에 이른다.

참가비와 대략 건당7%의 마진을 붙이는 방식으로 지난해 이 회사는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순익은 1억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통신판매회사의 성격상 자본이 거의 필요없기 때문에 지난해 자본수익률은
무려 3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무형 자산가치는 40억달러를 웃돌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사업이란 말하기는 쉽지만 그의 인생을 보면 실제로 그리 쉬운것은
아니다.

"소매상은 운이 다했다"는 신념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가 투자한 시간은
22년이었다.

그동안 여기에 투자한 돈과 정열은 수치로 표현키 어렵다.

올해 52세인 그는 컴퓨터세대가 등장하기 전인 그 당시에 벌써 컴퓨터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동료기업인들의 참여로 그는 200만달러를 투자, CUC를 설립했다.

텔레비전을 통한 홈쇼핑은 실패했지만 전화를 통한 홈쇼핑은 성공했다.

전화판매방식은 가입자가 카탈로그를 손에 쥐고 전화번호 800을 돌린뒤
교환에게 살 물건을 말하면 되는 것이다.

가격은 대규모 수요자의 도매구입가격과 별차이 없는선이다.

7%의 마진을 붙여도 소매상보다도 훨씬 경쟁력있는 가격이 된다.

예를들어 도시바의 30인치 TV가 CUC의 경우 대당 699달러인데 비해 유명한
"베스트 바이 할인점"은 798달러이다.

이 회사는 이젠 PC에 많은 기대를 갖는다.

가입자중 10만명은 PC를 보유하고 있어 컴퓨서브, 아메리칸 온라인과 다른
온라인등을 통해 구매행위를 하고 있다.

지난 수년동안 그 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내년쯤에는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이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

올여름까지 이 회사는 컴퓨터에 4,000개의 상품에대한 입체영상을 집어넣는
작업을 끝낼 계획이며 그 뒤부터는 매달 400개의 신상품 입체영상도 넣을
예정이다.

판매점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아직 실현되기는 어려운
것처럼 비친다.

설사 실현이 된다하더라도 더딜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점에 대한 그의 대답은 명쾌하다.

"나는 20년동안 기다려왔다. 앞으로 5년이나 7년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쇼핑네트워크, QVC, 심지어 MCI까지 전자쇼핑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그의 꿈은 생각보다도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 김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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