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만화영화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았던 세계적 애니메이터 글렌 킨(41)이 서울에 왔다.

월트디즈니의 새 만화영화 "포카혼타스"의 수석애니메이터인 그는
이 영화의 국내개봉(7월1일)에 앞서 내한, 24일 오전11시 웨스틴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과거의 만화영화들이 동화나 전설을 소재로 한 것과 달리 이 작품은
17세기초 미대륙을 탐험하던 영국의 개척자와 인디언 사이에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실존인물을 모델로 한 최초의 만화영화죠.모든 캐릭터에 1명이상의
전문연출자를 배정해 완벽을 기했습니다"

"포카혼타스"는 월트디즈니의 33번째 만화영화.

원주민추장의 딸인 포카 혼타스와 신대륙에 도착한 젊은 선장의
만남을 통해 문명세계의 명암과 진실한 사랑, 인디언들의 운명 등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인어공주"의 주인공을 그릴때 아내로부터 가장 큰 영감을
얻었으며 "미녀와 야수"는 동물원의 고릴라, "알라딘"은 배구하는
소년의 모습에서 이미지를 빌려왔다며 "포카 혼타스"에서는 남아있는
그녀의 초상화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혔다.

"컴퓨터그래픽이나 특수효과가 다양하게 활용되지만 그래도 화면은
애니메이터의 살아있는 손끝에서 나오지요.

포카혼타스가 사랑하는 사람과 부족민 사이에서 고뇌하는 장면이나
숲의 나무들이 생명을 가진 정령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애니메이터가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해 얼마나 따뜻한 믿음과 정열을 갖고 있는가를
보여주지요"

"백설공주" 등 백인 주인공이 대부분이던 애니메이션영화에서
유색인종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 또한 매우 의미있는 변화라고 분석한
그는 "중국을 소재로 한 작품과 "타잔"의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며
기회가 되면 한국에 관한 이야기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74년 월트디즈니에 입사한 이래 21년동안 "연필작업"만 해온 그는
애니메이션연출과 디자인에 있어 가장 뛰어난 감각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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