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1.4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나타난 최근
우리 경제의 모습은 경기 과열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않은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가 과열이라는 것은 "9.9%"라는 1.4분기의 성장율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이는 지난 92년 2.4분기(10.6%)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율.김영대한은이
사는 "현재의 추세로 보아 금년말까지 경제성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7.3%에서 8.2%로 수정해 놓은 올해 성장율을 다시한번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상의 고성장이 정책기조를 급작스럽게 안정기조로
바꿔야 할 정도의 "불안한 고성장"은 아니라는게 한은의 시각이다.

지난 93년 1월부터 29개월째 확장국면이 계속되고 있지만 제조업의
설비투자와 수출이 주도하는 비교적 건실한 성장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에서다.

인플레의 조짐을 보여주는 민간건설투자가 8.4%로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부동산투기의 원인이 됐던 주거용건물건설은 성장이
오히려 0.7% 감소한 반면 기업 설비투자와 경기호조를 반영,공장(25.2%)
상가(13.6%)등 비주거용 건설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전력 통신 도로등
사회간접자본투가자 단단히 한몫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한은은 또 민간소비증가율도 8.8%로 91년 4.4분기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긴 했으나 GDP성장률(9.9%)보다 낮다는 점에서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지난 89년-91년의 호황기때는 민간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율을 계속
웃돌았었다.

물론 경제성장이 "천천히 그리고 멀리" 이어질수 있도록 하기위해선
사치성 소비를 줄여나가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증가율도 낮게 가져가는등
완만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성장이 중소기업들에게는 아직 "남의 나라"이야기
처럼 들린다는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다.

지난 1.4분기중 제조업성장율은 12.9%로 88년 3.4분기(17.4%)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중화학공업이 16.4%의 성장을 보인 반면
경공업은 불과 2.8%의 성장에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중화학공업의 경우 설비부족으로 생산증가에 어려움이 있는 철강
석유화학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호황세를 보였다.

전기전자 수송장비 산업기계가 20%를 넘는 성장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공업은 음료품 의복 및 인쇄.출판이 내수호조와 지자체선거등의
영향으로 그런대로 성장세를 보였을 뿐이다.

신발이 마이너스 21.5%의 성장을 보이는등 섬유 및 피혁 모피제품등이
계속 마이너스 성장율을 기록했다.

경공업성장율은 지난해 3.4분기 5.7%의 성장을 나타낸뒤 4.4분기에는
4.2%를 기록한데 이어 이번에는 2.8%로 낮아지는등 성장세가 점점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에도 흐르도록 유도하는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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