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유통단지 건설촉진 종합대책"은 한마디로
메마른 유통산업을 적셔주는 "단비"로 표현될수 있을것 같다.

그동안 소비성산업으로 간주해 각종 규제와 불이익을 주어온 유통산업을
제조업 수준으로 대우해주겠다는 정책의지가 돋보인다.

대책의 골자를 추려보면 유통단지건설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온
부지확보를 쉽게 해주고 유통단지건설에 대한 재정및 세제지원을
강화하며 유통산업관련 행정규제를 대폭 완화하는등 가능한 정책수단을
모두 동원한 인상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아울러 강구해야 할 것이다.

첫째 부동산투기의 재연을 막기 위한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유통단지 개발촉진법에서 지정하는 시설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우대조치가 적용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토지이용규제가 풀리면 투기가 촉발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오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특히 경기확장세가 지속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자칫 기업의 과도한 부동산취득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둘째 전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결정된 토지용도구분이
유명무실해질 우려가 있음을 그냥 지나칠수 없다.

토지용도구분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국 누더기를 짜맞춘 꼴이
돼 전체적으로 균형을 상실한다면 그야말로 큰 일이다.

특히 생산녹지에 공산품창고를 지을수 있도록 한 조치는 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던 부분으로 이렇게 나가다가는 앞으로 다른 녹지는
물론 그린벨트도 온전히 보존될수 있을게 의문이다.

셋째 대기업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유통시설용 부동산을 살 경우
여신관리규정상의 자구노력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한것도 부작용을
일으킬수 있는 대목이다.

땅에 대한 집착이 남다른 기업들이 너도나도 유통단지조성에 나설
경우 적정규모 이상의 유통시설이 난립하게 돼 오히려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자구노력 면제대상시설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넷째 유통단지 개발사업및 물류시설 개선을 위해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은 신중치 못한 조치로 입법과정에서 충분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내년부터 2000년까지 필요한 2조4,000억원의 재정지원자금을 어떻게
조성하느냐도 문제지만 자율과 책임이 강조되는 민간기업주의 시대에
모든 문제를 나랏돈을 풀어 해결하려는 발상은 지양돼야 한다.

정부의 설명대로 풀수 있는 것은 모두 풀었고 세제지원까지 했으면
됐지 아무리 선거때라해도 더이상은 곤란하다.

한편 대규모 유통단지가 조성된다 해도 도로 철도 항만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확충과 연계되지 못하면 제기능을 발휘할수
없다.

지금과 같은 교통의 정체와 항만의 적체현상을 그냥 둔채 창고만
크게 짓는다고 물류난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이번 물류산업 촉진책이 단순히 시설확대지원으로 그치지
않도록 물류체계개선을 위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보완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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