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자당이 13일 발표한 상업어음할인활성화방안은 중소기업의 자금
난을 덜어주자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사실 최근 경기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양극화
현상으로 중소기업이 주로 영위하는 경공업부문은 오히려 심한 침체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따른 시장위축에다 자금난 인력난이 겹쳐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게 중
소기업의 현주소다.

이중 우선 자금난부터 풀리도록 한다는게 이번 대책의 목적이다.

1조2천5백억원의 특별기금을 만들어 은행에 가도 어음할인을 못받는 비적
격업체의 어음할인재원으로 쓰도록 한다는게 그것이다.

상업어음할인 평균기간이 90일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5조원의 지원효과가
있다는게 재정경제원의 설명이다.

여기다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담보능력을 확충해주기 위해 중소기업명
의로 된 부동산에 대한 담보허용대상을 넓히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관의 보증능력을 확대한 것도 적지않은 지원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상업어음할인 금리자유화등의 정공법을 택하지 않고 "돈"을 여기
저기서 긁어 모으는 과거의 형식을 따름으로써 모양은 좋지 않은 꼴이 됐다.

상업어음할인금리를 자유화시킬 경우 금리가 올라 오히려 부담이 될수
있다는 비난을 의식,가야할 길을 비켜간 셈이다.

이와함께 금융기관과 해외증권을 발행하는 대기업에서 자금을 염출해 그돈
을 중소기업할인재원으로 쓴다는 구상도 과연 적절한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특별기금재원중 3천4백억원을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의 증자로 조달
한다고 하지만 현재의 증시상황으로 7월까지 조성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은행의 민영화계획에 따른 정부보유지분매각도 증시상황때문에 연기
되고 있는 마당에 2천억원의 증자물량을 새로 풀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쪽에선 증시대책으로 증자나 지분매각을 미루고 또다른 쪽에선 증자를
발표하는 꼴이 된 셈이다.

한국은행의 적격업체제도를 폐지해 은행이 적격여부를 정하도록 했으나
지금까지 은행들의 관행으로 보아 더 보수화될 우려도 있다는게 중소기업
들의 시각이기도 하다.

재경원도 적격업체를 은행들이 정할경우 지금보다 약 2천개정도의 적격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이번 조치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선거라는 정치논리앞에 금리자유화라
는 경제논리는 퇴색하고 또다시 "물량지원"의 손쉬운 방식을 택함으로써
약효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게 경제계의 중론이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4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