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가 올상반기내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오를만 하면 꺾어지기를 거듭하여 올들어서만 벌써 3~4차례나 종합주가지수
가 9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증시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심리가 위축될대로 위축되고 일반 투자자들의
증시이탈이 심각한 실정이다.

마침내 증권업계가 증시안정기금의 개입을 요청하고 나섰고 증권당국도
증안기금활용외에 증권유통금융의 재개,투신사의 스파트펀드 설정허용등
다양한 증시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정경제원이 지난 12일부터 증권산업 개방확대방안을 시행함에
따라 외국자금 유입의 가속화도 기대된다.

그러나 우리는 선거를 앞두고 임시변통식 증시부양책의 남용이 오히려
증시기반을 약화시키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증권당국은 지난 89년 12.12 증시부양책이 몰고온 엄청난 부작용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중금리의 하향안정을 통한 주식수요의
확충,공기업민영화의 일정조정으로 주식수급균형,산업구조조정을
촉진함으로써 경기양극화극복 등의 정공법으로 증시침체를 돌파해야
하겠다.

또한 증권산업의 개방확대도 외국자금의 유입이라는 측면보다 국내증시의
선진화및 국내증권업계의 경쟁력강화를 촉구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증시침체로 주식투자자와 증권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당국이 지금당장 쓸수 있는 특효약이 없기 때문이다.

증안기금을 동원한다 해도 3,000억~4,000억원에 불과하며 동원금액을
확대하기 위해 보유채권을 매각하는 경우 시중금리상승을 자극할
염려가 있다.

증권사의 신용융자한도가 1조원 가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증권유통금융
의 재개도 큰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투신사의 스파트펀드 설정도
기관투자가의 단기매매만 조장할뿐 건전한 증시육성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정부가 무리하게 개입하면 할수록 뒷감당을 못할 경우의
부담만 커지게 된다.

차라리 연15%대에 육박하는 채권유통수익률을 낮추는 한편 금융자산종합과
세의 시행을 앞두고 불안한 자금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겠다.

또한 실물경제의 경기가 좋은데 왜 중소기업은 잇따라 쓰러지고
주가는 맥을 못추는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한마디로 경기의 양극화때문에 되는 업종만 되고 설비투자도 그쪽으로만
집중된 탓이다.

따라서 경기가 연착륙되고 경상수지가 개선된다해도 내수경기와
자금사정이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중주의 주가를 떠받쳐 증시부양을 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모험일수 밖에 없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이 있다.

주가는 실물경기와 자금사정을 반영하므로 금리하락및 경기양극화의
극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증시부양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먼저 자금가수요와 투자심리불안이
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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