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PC"라는 컴퓨터 업계의 고전적인 구호가 3년만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92년 몇몇 컴퓨터 업체들은 일체히 가정용 PC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부와 아이들을 위한 컴퓨터를 만들었으나 그 결과는 무참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컴퓨터업체들은 일반가정에서 이런저런 기능을 쉽고 다양하게 사용하기에는
PC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기술수준이 너무 뒤떨어져 소비자들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홈PC 전선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당시 홈PC는 엉성한 노래방정도를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였으며
PC로 영화를 본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기껏해야 가계부에 생일 제사등을 기록할 수 있는 일정관리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을 뿐이다.

3년여만에 다시 등장한 홈PC는 예전과는 다른 막강한 기능을 자랑한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고 있어 CD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VTR수준의 화질로 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즐길 수 있다.

CPU의 속도도 매우 빨라져 각종 소프트웨어를 실행시키기 위해 지루하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제조업체들은 "새롭게 등장한 홈PC는 과거와는 달리 이제 일반가정에 널리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의 성능과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홈PC를 진정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하는 필요충분 조건이 될수는 없다.

신홈PC는 "누구에게나 쉬운 컴퓨터인가"라는 물음에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P&P" "GUI"등 보다 발전된 기술을 채택하고 있을뿐 아니라
사용자지원과 교육을 포괄하는 폭넓은 애프터서비스(AS)체제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을때 가능하다.

홈PC를 내세우는 국내 컴퓨터 업체들은 사용자들의 무지를 탓하는 고압적인
자세와 AS요원의 부족으로 여전히 소비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홈PC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보자들의 입장에서 PC를 바라보는
컴퓨터업체들의 "눈높이 AS정신"이 요구되고 있다.

<김승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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