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niche market)을 잡아라"

은행등 금융기관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웬만한 4거리치고 금융기관 너댓개가 들어차 있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금융기관 점포는 많아졌다.

그러나 고객수나 시중돈은 금융기관점포수에 비례하지 않는다.

나눠먹을 "떡"은 한정돼 있는 반면 떡을 먹겠다는 금융기관들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이제 "정공법"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은행=일반인, 투금=거액예금자, 신용금고=서민"이란 등식도 깨진지
오래다.

다른 금융기관영역은 물론 금융사각지대에 위치한 대상을 파고드는
수밖에 없다.

틈새시장공략이 금융기관의 새로운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기관들의 틈새시장 공략실태를 은행 보험 신용금고등 금융기관별로
나눠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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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도림역에서 대림동쪽으로 나가다보면 널찍한 공터에 50평정도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상가는 모두 4개.그러나 상주하고 있는 사람은
고작 8명남짓이다.

아시아자동차전시장에 근무하는 사람이 전부다.

나머지 3개 상가에선 직원그림자라곤 찾아볼수가 없다.

3개상가 모두가 은행무인점포여서다.

"신한은행바로바로코너" "제일은행365자동코너" "국민은행오토뱅크"등의
간판만 나란히 걸려 있을 뿐이다.

은행들의 틈새시장공략은 먼저 점포전략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점포전략중에서도 가장 큰 특징이 독립무인점포확대다.

신도림역뿐만 아니라 사람이 몰리는 지역엔 보통 2~3개의 무인점포들이
위치해 있다.

불과 2년전만해도 은행들은 이런 지역에 점포를 내는걸 생각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3~5평공간만 있으면 무인점포가 들어선다.

이러다보니 은행들의 독립무인점포는 신한은행의 1백50개를 포함 5백개에
육박하고 있다.

유인점포전략도 철저히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보람은행은 신천동출장소및 삼풍출장소를 이른바 초미니점포로 운영중이다.

직원5~6명으로 구성된 이들 점포는 주택가에 위치,"최소 비용,최대
이익"을 목표하고 있다.

은행들은 또 이전까지 쳐다보지도 않던 읍면지역에도 앞다투어 점포를
내고 있다.

올들어 지난3월말까지 6대시중은행의 신설점포 50개중 38개가 읍면지역
점포일 정도다.

그동안 소외지역이었던 시골지역이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각종 서비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23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서비스를 실시중이다.

국민은행은 장애인을 위한 대출을 선보였다.

한일은행은 "좋은 부모 바른 아이"란 비디오테이프를 경인지역 1백개
점포에서 대여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잦은 해외출타등으로 직접 자기의 재산을 관리하기 곤란한
경우 부동산 유가증권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재산관리신탁"을
도입하기도 했다.

상업은행도 32개 구청의 민원서류발급대행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비록 불특정다수를 목표하고 있긴하지만 각종 이벤트행사도 틈새시장
공략전략의 일환이다.

한일은행의 한일가족신바람국악잔치를 비롯 <>하나은행의 자녀와 함께
아름다운 숲찾아가기와 자연사랑푸른음악회 <>주택은행의 야외음악회
<>외환은행의 장미사은대축제등이 그것이다.

보람은행의 프로야구티켓예약판매와 상업은행의 각종 공연티켓판매등도
이전엔 찾아볼수 없던 틈새시장공략법이다.

틈새시장공략은 어떻게보면 특별할게 없다.

처음엔 틈새로 비치던 시장도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화되는게 일반적이다.

신한은행이 시장상인들을 대상으로 처음 시도한 동전교환기운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다른 은행들이 미처 찾아내지 못한 시장을 파고든다는 점에서
틈새시장개척은 의미가 있다.

그러자면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수적이다.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한 은행들의 틈새비집고들기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상품개발전쟁에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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