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포지티브 섬" 사회인가.

피셔, 허쉬라이퍼등 교수등은 그렇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학문적 결론과 일반의 인식에는 차이가 있다.

일반인들 사이에는 주식시장이 투자자들간에 미래를 놓고 투전판을
벌이는 "제로 섬" 사회로 밖에 비쳐지지 않을 때가 많다.

따라서 예측을 잘하면 다른 사람을 희생위에 큰돈을 벌수있지만
예측이 빗나가면 다른 사람의 제물이 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편견이다.

어찌됐건 주식시장은 미래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고 따라서 위험수용
(Risk-aking)이야말로 자본시장의 본질적 경제행위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증권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의 가장 기본적인
경영은 위험수용에서 출발된다.

사장은 증권선단의 기함을 이끄는 함장이고 따라서 사장의 위험수용행위는
증권회사의 고유한 책임이자 의무요 권리다.

오너의 눈치만 보며 위험수용은 요리저리 기피하면서 "잘 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아래사람 탓"으로 돌리는 사장은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 그리고 권리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아랫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요, 마땅히 사표를
내야할 사람으로 지목받지 않을 수 없다.

증권사사장이 배포와 지략을 겸비한 전략가가 돼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신증권이 최근들어 경영실적과 내용면에서 약진을 하는것도 따지고
보면 오너인 김재철동원산업회장이 유능한 전략가를 전문경영인을
영입한데 따른 것이다.

장규진한신증권사장은 91년 불황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사지휘봉을
잡았다.

재무부 은행감독원 한국은행을 거쳐 서울투금사장 전국상호신용금고연합회장
을 역임했지만 증권과 관련있는 업무와 책임을 맡아본적은 없었다.

그러나 장사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온다고
생각했다.

깔끔하고 원만한 성격못지않게 원칙을 고수하는 장사장은 회사의 구조
개편(Restructure)에 나섰다.

1천6백명의 직원을 1천2백명으로 줄이고 1인당 생산성을 중시하는
경영을 펼쳤다.

자산구조를 건전한 방향으로 재구성했다.

당장 손실이 나도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수있는 방안을 찾았다.

지난92년 상품주식규모도 30%이상 줄인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회계상 손실로 산정되는 만큼 직원들은 매매손을 꺼리는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장사장은 회사의 자산구조가 부실하면서 어떻게 고객에게 돈을
맡기라고 할수있느냐며 이익을 기대할수없는 주식을 처분토록했다.

한신증권의 모이사는 92년당시의 상품구조를 그대로 유지했으면 현재
1,2천억원의 평가손을 냈을것이라고 말한다.

발행시장에서의 입지강화도 회사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데이콤 국민은행등 굵직한 기업들의 발행업무를 따낸것도 경영체질을
강화시킨 장사장의 경영능력에 힘입은바 크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장사장의 두터운 인맥도 큰힘이 됐다.

대신의 양재봉회장 역시 예리한 안목으로 승부를 걸어 오늘의 대신을
가꾼사람이다.

전대미문의 박황사건으로 대신증권사장에서 물러났다 3년만인 81년
대신증권에 되돌아왔을때이다.

와서보니 회사경영내용이 말이 아니었다.

당시시가로 상품주식에서 13억원 채권에서 31억원의 평가손을 내고
누적결손금이 수십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를 살릴 방법이 없었다.

양회장은 조달가능한 재원을 총동원해 채권에 투자하기로 결심한다.

당시는 사회가 불안해 수익률이 30%대로 급등했지만 정권유지차원에서라도
정부가 금리안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 양회장은 회사를 살릴수있는
마지막 카드를 내던진 것이다.

양회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비정상적인 고금리현상을 기사회생의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대우증권의 김창희사장 역시 금리불안을 예측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올1월까지 6천억원규모의 상품채권을 4천억원수준으로 과감히 줄여
회사수익을 증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증권사사장들이 경영전략을 세우기위해선 밤낮없이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밤늦도록 돋보기를 쓰고 책장을 넘겨야한다.

그리고 시간을 다투는 결정을 수시로 해야한다.

한번 결정으로 수십억 수백억원을 벌수도 있고 잃을수도 있다.

<이익원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