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스트레벨

[약력] 프린스턴대 이학박사
컬럼비아대 MBA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객원교수
현재는 IMD 전략적 경영변화및 금융담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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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들이 경영혁신을 외치는 가운데 리엔지니어링및 다운사이징
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최고경영자들이 맹목적으로 경영혁신을 추구하다보면 기업이
시장의 새로운 요구에 적응할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사내의 경영혁신을 밀어붙이는데 몰두하다 정작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다.

시장흐름의 결정적인 전환국면인 이른바 브레이크포인트를 놓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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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포인트는 경영자들에게 기업을 변신시킬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브레이크포인트에서는 경영자가 투자가치 있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기업이 유망한 투자를 통해 획기적인 도약을 할 수 있는 전환국면이
된다는 것이다.

브레이크포인트는 보통 산업성장율에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후
또는 마켓셰어가 극적으로 바뀐이후에 나타난다.

그러나 브레이크포인트라는 전환국면은 과거와 불연속선상에 놓여있어
이 전환국면이 언제 나타날지를 예측하기가 무척 어렵다.

또 브레이크포인트는 출현했다고 할지라도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브레이크포인트란 산업사이클상으로 자연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수동적으로 운명을 받아들이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이처럼 수동적인 자세를 보이게 된 것은 많은 기업들이 브레이크포인트
의 출현시점을 감잡을 수 없을 뿐만아니라 이 전환국면을 도약의 시기로
활용할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브레이크포인트의 도래시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한 기업이라도
과거의 경영패턴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전환국면에 적합한 새로운
게임룰에 맞추어 조직을 재정비하는데도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수동적인 대응이 아닌 창조적으로 브레이크포인트에 대처하려면
4단계의 조직변형이 필요하다.

첫째,자가발전적인 혁신이 가능한 살아있는 특별 기획팀을 조직하고
이 기획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일류기업에서는 종종 연구실의 아이디어를 획기적인 상품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태스크 포스"를 조직 운영한다.

소니의 워크맨,캐논의 퍼스널복사기,IBM의 퍼스널컴퓨터등이 태스크포스의
작품이다.

이런 태스크포스는 하부조직원의 자가발전적인 혁신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3M과 휴렛팩커드가 이런 태스크포스를 잘 활용한다.

이런 기업은 고객들의 기호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의 성공전략으로 응용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태스크포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팀원들이 창조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과제가 주어져야 한다.

베네통사는 창조적인 과제로 태스크포스의 팀웍을 극대화시키는
기업이다.

혁신못지않게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것도 기업이 브레이크포인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비결에 속한다.

개선은 전체노동력이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며 자율
통제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서서히 바꿔가는 일본식 경영방식이다.

이 경영방식은 제품과 조직구조보다 사람이나 생산공정에서 부가가치를
창조하려는 것을 즐기는 일본인들의 성향을 반영하고있다.

리엔지니어링기법을 활용한 조직개편도 고려할만 하다.

리엔지니어링은 사업체내에서 경영활동의 흐름을 재조정하는 것을
포함한다.

특정 부류의 소비자 반응을 조사해 제품개발과정을 개선시키는 것도
리엔지니어링에 포함된다.

나아가 전체 대중을 소비자로한 대량상품생산체제에서도 리엔지니어링이
가능하다.

내부조직의 변화를 위한 정밀한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그래서 리엔지니어링은 경영진에겐 힘든 과제이다.

민족문화의 영향으로 일류기업의 내부에서도 무력감이 생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예는 미국에서 자주 찾아볼수 있다.

미국기업은 태스크포스팀의 활성화로 브레이크포인트를 창출하는데는
앞장섰다.

하지만 개인주의 색채가 짙은 미국문화로인해 지속적인 개선보다
혁신적인 리엔지니어링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문화적인 요인으로인해 경영혁신의 방식이 다양해지지 못하는 단점을
고치는 것이 글로벌 코디네이션( Global Coordination )이다.

지리적인 요건에따라 서로 다른 조직구성능력을 적절히 혼합하는
능력이다.

이런 글로벌 코디네이션은 기업들이 브레이크포인트를 창조하거나
남보다 먼저 감지하는 능력을 높여준다.

전세계 하이테크산업 기업들은 "자가발전적인 혁신"이 충만한
실리콘밸리의 제품개발동향을 응시하고 있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제조공정개선을 위해 일본식 경영방식을 본뜨고
있다.

일부기업들은 독일과 스위스의 공과대학과 산학협동함으로써 기술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또 많은 기업들이 리엔지니어링을 배우기위해 본고장인 미국으로
경영자를 견학보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모두 브레이크포인트를 남보다 먼저 감지하기위한
기업들의 몸부림으로 볼 수 있다.

두번째단계의 조직변형은 브레이크포인트의 출현을 잠재적으로 인식하는
유기적인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기업이라도 반드시 잠재적인
브레이크포인트를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잠재적인 변화까지 감지하기위해서는 최고경영자가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동시에 경쟁우위에 초점을 맞춘 정보수집이 이뤄지는
조직을 구성해야한다.

최고경영자의 개방적인 태도는 기업내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가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려면 먼저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기질을
검토해봐야한다.

과거에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재확인하고 기업환경변화에 대해
연구하며 사고에 몰입해야한다.

또 조직에서는 정보분석 업무평가 아이디어등을 결합시키고 상호
공유할 수 있는 정보교류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에는 벤치마킹 정보교환같은 공식적인 과정이 포함돼야하고
경영진모두가 꼭 참가자가 되어야한다.

셋째는 잠재적인 브레이크포인트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법을
아는 조직을 만들어야한다.

기업이 산업의 잠재적인 브레이크포인트의 윤곽을 인식한후에 이를
획기적인 도약의 기회로 삼기위해서는 기존사업조직과의 융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브레이크포인트를 미리 알아채고 신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기존 사업방식에 사고가 굳어있는 사람들과 마찰이 일어나면서 그
성과를 반감시키는 경우가 있다.

IBM이 PC시장으로의 진입에는 성공했지만 대형컴퓨터에 길들여져있는
임직원과 생긴 갈등을 해소시키는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 사업에 길들여져있는 조직원을 활성화시키는 효율적인 방안은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특히 변화에 대한 개방성이 크면 클수록 더할나위없이 좋다.

조직원에게 갑작스럽고 급진적인 충격을 주는 것도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방법의 하나이다.

이런 충격요법을 통함으로써 변화에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업무기초적(
Task-Based ) 조직문화"라고 부른다.

업무기초적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는 일이 주로 하위층에서 먼저
시작된다.

브레이크포인트의 발생조짐이 나타나면 기초조직인 팀이나 태스크포스를
형성하고 이들 팀을 직렬로 연결시켜 브레이크포인트의 활용기회를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현장의 실무자일수록 브레이크포인트를 먼저 감지할 수 있고 이들의
기초조직이 연결돼 새 전환국면을 요리한다는 점에서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조직이 브레이크포인트에서 강할수 밖에 없다.

넷째는 브레이크포인트의 대처과정을 회사의 경영노하우가 될 수 있도록
체계화하라는 것이다.

브레이크포인트 대처과정을 체계화하기위해선 유능한 차세대 경영진이
양성돼 적재적소에 배치되는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이는 다분히 젊은층에 기술혁신을 이루고 조직을 재정비하고 그 과정을
체계화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맡기는 리엔지니어링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주로 하부조직의 팀장들이 이런 역할을 맡아야하는데 이들에게 산업의
트렌드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다각적인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

이들이 브레이크포인트를 감지하고 이를 활용해야할 최전방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하게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인력이다.

최고경영자는 외부적인 변화가운데 정작 회사의 생존전략과 직결되는
결정적인 순간에 회사조직원의 힘이 집결되도록 하는 충격적인 조치만
취해야한다.

현대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에는 오늘날의 역동적인 기업환경속에서
브레이크포인트를 기업성장 절호의 기회로 삼도록 조직을 변형시켜
나가는 능력이 포함된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의 경쟁력우열은 산업이 제공하는 브레이크포인트를
누가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