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마하시(네브래스카주)에서 가장 큰 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38세의 일본인 2세 테리 와타나베이다.

오리엔탈 트레이딩이라는 선물류 통신판매회사 사장인 와타나베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업에 자신감이 생기자 대저택을
사들이는 호기를 보이고 있다.

그의 아버지 해리 고로 와타나베는 1920년 일본으로부터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뒤 32년 오마하에 조그만 선물가게를 열었다.

와타나베의 아버지는 일본에서 칠기나 도자기인형 등을 수입했으며
2차대전후에는 아시아국가들로부터 장난감 장식품 등을 들여와 팔았다.

테리 와타나베는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아버지로부터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다. 여섯살엔 금전등록기 다루는 방법을 배웠으며 일곱살에는
타자를, 여덟살에는 장부정리를 배웠다.

와타나베는 "믿어지지 않겠지만 열두살부터는 전화로 고객들의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와타나베가 열세살이 되던 69년 그의 아버지는 "훗날 사업을 이어
받겠느냐"고 물었다. "예스"라고 대답했고 7년후 사업을 물려받았다.

와타나베는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한테 배운 사업수완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통신판매 카탈로그 발송을 2,000장에서 2만5,000장으로 10배이상
늘려 교회 교육기관 음식점 등 예비고객들을 공략해 나갔다.

그 결과 3년만에 연간매출이 400만달러를 기록, 2배로 증가했다.

86년부터는 카탈로그를 컬러화했다. 또 할로인이나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특정일에 맞춰 별도의 선물상품 카탈로그를 우송, 단골고객을
늘려나갔다.

이 무렵부터 통신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개인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80년대 중반이후 대부분의 통신판매회사들은 경기침체와 종이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오리엔탈 트레이딩의 고객은 꾸준히 늘었다.

와타나베는 "불황중에도 아이들에게 생일선물은 사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취급하는 상품이 불황과 무관했기에 불황을 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의 성공 비결은 고도의 고객관리에 있다.

그는 400만명의 고객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구매했는지 정확히
파악해 적시에 적절한 카탈로그를 보낸다.

가령 자녀 생일선물로 무엇을 사줄지 고민하고 있는 고객에게 선물
카탈로그를 보낸다면 잠재수요가 매출로 이어지게 된다.

오리엔탈은 올해는 고객들에게 1억장의 카날로그를 우송하기로 했다.

오리엔탈이 취급하는 상품은 열쇠고리(1달러25센트), 커다란 코와
턱수염이 달린 장난감안경(4달러80센트), 플라스틱 거미(1달러), 인형
등이다.

이런 값싼 상품들을 판매하면서도 오리엔탈은 지난해 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세전이익은 2,000만달러. 매출액이익률이 10%에 달했다.

와타나베는 어려서부터 익힌 사업수완을 발휘하고 불황과 무관한
품목을 취급함으로써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탄탄한 사업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