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체선.체화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부산항에 북양명태 트롤선단 등
원양어선 60여척이 이달말부터 다음달까지 집중적으로 몰려들 예정이어서
항구가 마비될 위기에 처해 있다.

29일 부산지방해운항만청과 원양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 한달동안 북양명태
트롤선단과 포클랜드 오징어 운반선 등 60여척이 어획물 하역과 선박수리
등을 위해 입항한다.

그러나 부산지방해항청은 이들 원양어선이 매년 이용해 온 북항 중앙부두와
제3부두의 접안을 체선 등을 이유로 불허할 방침이어서 정박할 곳을 찾지
못한 원양어선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닐 경우 항내 마비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 대표자들은 최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중앙부두는
물론 제8부두와 용호부두 등에 대해서도 선석을 배정해 줄 것을 부산해항청
에 요청하기로 했다.

원양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원양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판에
제때접안을 하지 못하고 외항에 정박할 경우 척당 하루 대기료만도
1천5백만~2천5백만원에 달하는 등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해항청 관계자는 "원양어선의 경우 2천~1만5천t급의 대형인데다
어획물 하역작업 기일도 일반 상선의 5~7일에 비해 2배 이상 걸리기 때문에
부산항의 체선.체화현상을 감안, 어선에 대해 선석을 우선 배정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