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가 RV(레크리에이션 차량)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생활의 풍요와 여유로 레저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면서 자동차업체들이
새로운 개념의 차량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RV는 명확한 정의가 없으나 일반적으로 레크리에이션 혹은 레저에 사용되는
차량을 의미한다.

RV자동차의 특징은 운송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생활공간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발됐다는 점이다.

지난 80년대부터 국내에 밴형태의 소형버스가 등장하고 지프형 승용차가
선보이기도 했지만 레저를 목표로한 수요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소득증가와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과 삶의 질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증대되면서 레저용 차량에 대한 욕구도 커지고 있다.

90년대 들어 국내 승용차시장이 포화상태를 기록하면서 정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프형승용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90년부터 93년까지 승용차 평균 판매 증가율이 20.1%인데 반해 지프형
승용차의 평균증가율은 50%를 넘어섰다.

승용차 판매에서 지프형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88년 1.7%에서 지난해
8.6%로 크게 증가했다.

RV의 시작은 2차대전중에 사용된 4륜구동의 지프형승용차(보통 SUV-Sport
Utility Vehicle로 부른다)를 야외스포츠나 캠핑등에 사용하게되면서부터
이다.

레저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화물을 실을 공간이 충분하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데에도 적합해야 했기 때문이다.

70년대부터는 왜건형이 RV에 참여했다.

곧이어 밴형태의 소형버스가 레저용으로 등장했다.

80년대부터는 4륜구동 픽업트럭이 사용됐고 90년대 들어서 미니밴이 RV붐을
타고 급속히 확산됐다.

넓은 의미의 RV는 이들 모든 차량을 의미한다.

최근의 RV차량 개발추세는 승용차와 상용차를 혼합한 새로운 컨셉트의
차량에 집중되고 있다.

에어로다이내믹한 스타일로 도시형 감각을 살리면서 실용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승용차를 기본으로 만든 RV차량으로는 스포츠카 형태로 개발된 현대의
HCD-III나 도시형 감각의 지프형 승용차인 기아의 스포티지를 들수 있다.

기아는 또 새로운 컨셉트카 "KMX-III"를 공개하기도 했다.

상용차를 도시형 감각으로 만든 것으로는 아시아의 "네오 마티나"를 들수
있다.

일반적인 소형버스보다는 작으나 엔진룸부분이 앞으로 나와 실내공간이
넓다.

쌍용자동차가 개발한 "이스타나"도 이런 형태이나 소형버스의 이미지가
강하다.

승용차와 상용차의 중간적 형태로 개발된 것이 현대정공이 개발한 미니밴
M-2이다.

폭과 길이는 승용차와 같으나 높이는 승용차보다 높다.

승용차보다 실내가 넓고 4륜구동형이어서 레저용으로도 적당하다.

물론 국내에서 RV차량의 수요가 얼마나 확대될 것인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미니밴같은 좁은 의미의 RV차량이 국내에서 양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를 볼때 RV차량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일본등 선진국의 경우 승용차시장 연평균판매증가율은 90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이너스였지만 RV차량은 10%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생활패턴이 변하고 소비자의 기호도 달라지고 있어 앞으로 RV바람이 불
것이다. 서울모터쇼는 이를 확인할수 있을 정도로 생활공간으로 사용되는
자동차들을 많이 선보이게 될 것"(김용현 기아자동차디자인부장)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