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국제모터쇼도 편의 안전 환경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모터쇼의 역할은 멋진 세단형자동차의 디자인을 보여
주던데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들어서는 "어떻게 하면 인간과 지구를 생각하느냐"는 쪽으로
관심의 초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시품목이나 방법도 과거 세단 일색에서 편의 안전 환경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내기 시작한 곳이 지난93년 열린 제30회
도쿄모터쇼.

격년제로 열리는 이 모터쇼의 그해 주제는 "인간 지구 자동차"였다.

환경개선이라는 의미의 "Ecolution"(Ecology+Evolu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을 정도다.

이 모터쇼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도요타의 삼림".

70평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해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는 노력외에도 지구의
자정능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소개했다.

특히 "고성장 포플러"등 광합성이 뛰어난 식물을 개발, 관람객들의 격찬을
얻어냈다.

지난해 연말 파리모터쇼와 지난3월 제네바모터쇼는 환경외에 안전 편의를
강조했다.

특히 "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레저용자동차(RV)가 붐을 이룬 것이 특징
이다.

서울모터쇼의 주제 가운데 하나가 "움직이는 생활공간"이듯이 자동차는
이미 운송수단이 아니라 생활공간이라는 의미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RV의 대명사이던 4륜구동차외에 미니밴과 같은 승용차 변종들이
대거 선보였다.

RV의 기승은 승용차의 개념조차도 바꿔놓고 있다.

소형승용차를 중심으로 실내를 대폭 넓히고 외관은 지프형자동차나 미니밴
을 닮아가고 있다.

또 다른 추세는 안전강화이다.

대부분 업체들이 절개차량(자동차의 내부를 볼수 있도록 잘라놓은 것)을
선보여 사이드 임팩트바, 사이드 임팩트빔등을 보이고 있다.

첨단기술도 눈에 많이 띈다.

대부분 업체들이 위성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교통량 지름길등을
쉽게 파악할수 있는 자동항법장치(Car Navigation System)를 선보이고 있다.

벤츠는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의 선과 주변의 차량을 감지해 자동으로
달릴수 있는 무인자동차시스템(VITA-II)을 실용화해 내놓기까지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