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올 경제전망수정치및
경기대응책"에서 경기진정책이 필요하다는 정부측 시각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KDI는 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 8.4%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인력난,국제수지적자폭 확대,물가불안의 잠복 등을 진정시키고 경기양극화현
상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개 그렇듯이 총론에는 동의하지만 각론에서는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마련이다.

더욱이 올초부터 갑자기 부상한 엔고현상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및
이에 따른 산업구조조정까지 얽혀 적절한 경기대응책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다.

특히 지금은 우리경제의 앞날에 큰 영향을 미칠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KDI의 경기전망및 경기대응책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현재의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으며 엔고현상으로 경기확장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더 길어지리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할수 있다.

또한 경기확장국면에서도 업종에 따라 체감경기가 크게 다른 경기양극화현상
이 심각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지금이 내년이후 우리경제가 경기확장국면에서 벗어나 연착륙하기
위해 경기진정책을 써야 할 시점이냐는 점으로 경기과열여부에 대한
인식차이와 직결된다.

또 다른 쟁점은 경기진정및 안정성장의 유도를 위해 어떤 정책수단들을
동원할 것이냐는 점에서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및 금융연구원 KDI등 관변 연구기관은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넘고 있고 인력난 국제수지적자확대 등을
들어 경기진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대해 민간기업들은 인위적인 경기진정에 반대하고 경쟁력강화를
위한 시중금리의 하향안정을 요구하고있다.

경기진정과 국제수지적자 축소,나아가 금리안정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유도되고 있는 기업의 설비투자축소도 투자시기및 시장점유율이
중요한 기업으로서는 마땅치 않다.

물가안정과 경기진정효과를 노린 원화절상도 엔고혜택을 상쇄시킨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결국 정책판단은 어느쪽이 우리경제의 불균형을 완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성장잠재력을 강화할수 있느냐는데 모아지게 된다.

또한 우리경제는 아직도 물가.

금리.환율등 가격변수가 시장수급을 조절하는 시장자율 원리가 강력하게
작용하지 못하며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금융시장개방 등의
구조변화가 진행중이라는 배경도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금리상승을 통한 투자감축과 함께 투자조정을 통한 금리안정을
동시에 병행해야 하며 통화및 재정의 안정기조는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엔고현상으로 중화학공업과 수출부문이 더욱 활발해져 결과적으로
경기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미시적인 산업구조
조정대책이 시급하다 하겠다.

여기에는 고급기술인력의 양성,여성과 노인의 취업확대를 통한
인력난해소,기능훈련과 재취업확대,기술개발및 자동화투자에 대한
세제혜택등 다양한 방안들이 포함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