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현정보통신부장관은 요즘 이곳 저곳 강연회에 가장 많이 초청받는
장관중의 한 사람이다.

과거 체신부에서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된 이후 달라진 위상만큼이나
대한 국민의 관심도 커진 탓이다.

국가정보화사회의 조기구현및 정보통신산업육성이라는 대임을 어깨에
걸머진 경장관은 매일 아침 직접 인터넷을 검색, 세계 곳곳의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하는등 스스로 "정보화"를 실천하면서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정보통신의 날"을 맞아 그를 집무실에서 만나 정보통신부문의 최근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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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추창근 < 차장 > ]]]


-정보통신부발족과 함께 장관에 취임한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무엇이
가장 달라졌습니까.

<> 경장관 =정보통신 관련업무가 일원화됨으로써 신속하고 내실있는
정책수립과 추진이 가능해졌습니다.

가령 최근 내놓은 소프트웨어산업 종합육성대책도 예전같으면 통산부
과기처등과의 의견조정에 오랜 시일이 걸리고 내용도 극히 제한적일수
밖에 없었을텐데 이번에는 2개월만에 정책이 완성됐는데도 매우 알차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직원들의 업무자세도 달라졌습니다. 많은 직원들이 종전에 하던 업무라도
이제 좀더 넓은 시각에서 보려 노력하고 있고 정책추진에 자신감을 갖고
전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변화라고 봅니다.


-최근의 한미통신협상에서 AT&T사 교환기의 예외적인 입찰참여를 허용하는
등 지나치게 양보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관계자도 한국이 불필요한 것까지 양보했다는 논평을
했습니다만.

<> 경장관 =그런 시각이 있을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AT&T사의 신기종 교환기인 5ESS-2000이 인증을 받기위해 거쳐야할 성능
시험과 현장시험가운데 예외적으로 성능시험만 합격하면 올 하반기 한국
통신의 입찰부터 참여할수 있는 자격을 준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입찰에는 참여하더라도 납품전까지 반드시 현장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조건부 공급자격부여"로 협상을 타결지음으로써 우리는 필요한
모든 인증시험을 할수 있게 됐으면서도 한미간의 통상마찰을 미리 방지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런 점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AT&T사의 교환기사례에서 보듯 미국을 비롯한 외국기업의 국내 교환기
시장공략을 위한 개방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합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교환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4사체제
에서 기술력이 우수한 1~2개업체만을 집중 육성하는등 정책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없는지.

<> 경장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LG정보
통신 삼성전자 대우통신 한화전자정보통신등 4사가 국내 교환기시장을
균점하는 형태로 유지돼온 것은 과거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개발체제에
이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던 배경때문입니다.

일종의 공동사업자로서 시장을 분할했던 셈이지요. 그러나 이제 여건이
달라졌습니다.

WTO체제출범으로 정부주도의 기술개발이나 국내산업보호는 곤란해졌고
통신시장개방은 시대적 조류입니다.

앞으로 4~5년후에는 세계적으로 4~5개의 교환기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4사가 시장을 분할하는 구도는 곧 무너지고 이제 스스로 무한경쟁을 헤쳐
나갈수 있는 기술개발력과 투자여력을 갖춘 업체만 살아남게 되는 형태의
자연스런 구조조정이 이뤄질 겁니다.


-시외전화번호(DDD)광역화,시외전화망식별번호부여등을 둘러싸고 한국통신
과 제2시외전화사업자인 데이콤의 대립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부의 기본입장은.

<> 경장관 =DDD광역화는 쉽게 결론 내릴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한국통신의
방안대로 도단위로 번호를 광역화할 경우 같은 번호권내에서도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데 따른 국민들의 혼란이 우려됩니다.

또 전국 지역번호가 바뀌고 일부 지역의 경우 국번호가 변경(약 946개
국번호,529만가입자로 전체의 약 30%)되는데 따른 사회적 비용부담과 불편도
무시할수 없습니다.

따라서 최근 학계 업계 연구소등의 전문가로 정보통신번호체계개선전담반을
구성했고 이반을 통해 위성통신 개인휴대통신(PCS)등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 종합정보통신망(ISDN)번호체계, 통일후의 번호부여방안등을 종합적
으로 검토해 연말께 어떤 방식으로 광역화할지 결정할 계획입니다.

데이콤의 시외전화식별번호도 공정한 경쟁을 위한 동등한 접속, 국제권고,
번호자릿수의 최소화등을 기본 방침으로 적절한 식별번호를 5월중 부여할
예정입니다.


-데이콤의 경영권확보를 위한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기간통신업체로서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 경장관 =대기업들이 법에 어긋난 행위를 할때는 분명히 제재를 가할
방침입니다.

통신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독점적 지배를 막기위해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에는 지분제한을 두고 있고 전화역무를 제공하는 경우 지분한도는 10%로
못박혀 있습니다.

데이콤도 10%지분제한 적용을 받게 되므로 어떤 기업이든 이를 초과할
경우 시정토록 할 것입니다.

LG그룹및 동양그룹에 대해서도 이미 법적한도를 초과한 지분을 보유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습니다.


-한국통신의 사업단위별 분할론이 제기되면서 한국통신 노동조합이 강력
반발하는등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 경장관 =아직 정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지금도
한국통신기술 한국항만전화 한국공중전화등 한국통신의 여러 자회사들이
있듯이 사업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경우 사업단위별 독립경영체제를 갖추는
것이 경영효율이나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효율제고"의 측면에서 검토할만한 과제가운데 하나입니다.


-2015년까지 45조원이 투입되는 초고속망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를위해 한전등 자가통신망을 보유한 기관이나 민간기업에 통신사업을
허용하는등 대폭적인 문호개방이 이뤄져야 하는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 경장관 =기술과 능력이 있으면 기존 사업영역간에 존재하는 진입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 초고속망건설에 민간의 참여를 촉진하는 것이 기본방침
입니다.

한전의 자가통신망도 그것이 기술기준에 맞고 쓸만한 시설이면 충분히
수용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철도청이나 도로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한전이라는 독점적인
전기사업자가 전력사업을 하기위해 설치한 통신망을 통신사업에 전용한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기존의 자가망을 이용하는 것이므로 고정설비투자를 하지 않고 유지보수비
만 받고도 싼값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할수 있게 됩니다.

막대한 설비투자를 통해 사업을 하고 있거나 새로 사업을 하려는 통신
사업자들이 경쟁을 할수 없게 되며 이는 결국 통신사업의 경쟁체제도입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한전등이 통신사업을 하겠다면 통신설비부문의 조직과
회계를 분리, 공정한 경쟁여건을 갖춘다음 적절한 절차를 거쳐 기간통신
사업자의 지위를 획득한후에 해야 할것입니다.


-통신시장개방과 더불어 무선통신서비스분야에서 특히 외국기업의 국내
시장진출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대처방안은 무엇입니까.

<> 경장관 =내부의 경쟁체제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최선
이라고 봅니다.

무선호출서비스및 이동전화사업의 경쟁도입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고
앞으로 PCS, 무선데이터통신, 주파수공용통신등 다양한 무선통신서비스분야
에서도 계속 경쟁을 촉진해 나갈 것입니다.

전파관련 기기분야는 정부 통신사업자 연구기관이 공동참여한 디지털이동
통신(CDMA)기술개발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서 보듯 정부의 기술
개발지원, 기업의 연구개발투자및 전문인력양성확대를 통해 대처해 나갈수
있을 것입니다.


-정보통신부문이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정부내 다른 부처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부처이기주의에 따른 "밥그릇싸움"양상의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비쳐지는데요.

<> 경장관 =많은 사람, 여러 부처들이 정보통신산의 육성에 관심을 갖고
앞다퉈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주무부처로서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보통신에 관한 정책입안및 결정, 책임소재는 정부
조직법상 정보통신부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수요측면에서의 정보화촉진정책과 공급측면에서의 정보통신육성
정책을 서로 연계해 상승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관련제도정비및 정보통신
수요창출, 정보통신산업의 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한 선진국과의 전략적인
제휴방안등을 중점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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