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재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책임연구원>

며칠전에 발표된 정부투자기관의 94년도 경영실적에 따르면 20개
정부투자기관의 당기순익 합계는 93년 대비 49.9% 증가한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은 한국전력은 약 8,800억원을 실현했으며,증가율이
100%를 넘는 기관만도 5개에 달하고 있다.

정부투자기관은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키며 운영해야하므로 지나치게
기업이익만 추구해도 곤란하다.

우리나라 공기업들은 과거 개발연대에 재정금융상 혜택을 받으며
성장하여 국민경제에 커다란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경제적 가치증진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

이제 공기업은 기업성의 실현을 통해 획득한 이익을 공공성의 명제하에서
환원하는데에도 정책의 비중을 두어야 할때가 되었다.

환원이라는 것은 필랜트로피라고도 불리는 복지 교육 연구는 물론
문화예술에의 지원과 투자를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공기업은 정부에서 미처 정책적으로 배려하지 못한
문화소외지역 소외계층 청소년대상의 문화활동지원에 나서야한다.

또한 민간에서 수익성이 없거나 관심을 미처 기울이지 못한 문화사업지원에
서 환원의 명분을 찾을수 있다.

문화예술분야의 정부예산은 정부총세출예산대비 0.5%에 불과하다.

문예진흥기금이나 공익자금지원은 아직도 문화예술의 기반조성에
쓰이는 형편이다.

한편 민간기업의 지원은 지원기업의 수나 여력이 빈약하며 기업이미지
개선에 주안을 두거나 상업적 동기에 치중하는 경우도 있어 다소
한계가 있다.

그에 비하면 공기업은 반대급부를 의식하지 않으며 보다 실질적인
차원에서 지원할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공기업은 "한국적 메세나운동"의 모범이 될수있다.

94년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를 창설,그 해에 약 180여개 기업들이
문화예술분야에 지원내지 투자한 총액은 대략 6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정부출연금을 포함한 문예진흥기금 총액의 92%이며 문화예술부문
정부예산의 약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이같은 기업의 지원은 소액다수 참여형태를 띠고 있어서
규모가 큰 공기업과 민간대기업의 적극 참여가 아쉽다.

현재 몇몇 공기업들은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회원으로 참여는 하고있으나
개별적으로 활발히 지원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주무부서가 추진하는 정책목표와의 관계때문이다.

또한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가 간혹 주인없는
기업인 공기업의 방만한 관리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최고경영자의
소극적 사고도 저해요인의 하나이다.

공기업의 문화예술 지원확대를 위해 몇가지를 생각해 볼수 있다.

첫째,정부투자기관은 설립목적에 부합된 사업 또는 자사생산품의
자원공급자에 대해서 필랜트로피적 차원의 환원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예컨대 담배인삼공사 농어촌진흥공사 농수산물유통공사 수자원공사는
농어촌주민의 문화향수제고를 위해 나서야 한다.

석탄공사 광업진흥공사는 광산촌주민들의 문화소외 극복및 문화복지
균점화를 위해 지원해야 한다.

둘째,공기업의 문화예술활동은 그동안 협회나 단체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한발앞서서 당기순이익의 1%를 문화예술에 투자하는
"1%투자 의무화"운동 전개를 권한다.

이는 빈약하기 그지없는 문화예술진흥재원으로 긴히 활용될 것이며,나아가
다른 민간기업들에도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기업의 주무부처및 재정경제원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기관 최고책임자의 경영마인드가 확립되어야 한다.

셋째,정부투자기관의 지원확대의 제도화를위해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시
반영해야 한다.

경영평가지표중 종합경영효율성의 "책임경영및 공익성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노력"에 국민문화향상지원을 공익성 증진 측정기준으로
채택해야 한다.

이 역시 재정경제원과 경영평가심의위원회의 지표개선작업반이 검토할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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