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빈 토플러 =매우 어렵고도 좋은 질문입니다. 세계의 석학들과 국가
지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가 바로 이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과 정부가 계속 연구개발투자를 해서 기술축적과
기술혁명을 가져오는 나라만이 미래에는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한국이 미국 일본과 맞먹는 연구개발투자를 하지 않으면 기술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겁니다.

무엇보다도 세계수준의 전자분야 인프라구축과 첨단통신기술을 보유해야
합니다.

전에 한국에서 외국서적에 판권을 표시한 페이지가 삭제되었던 것을 기억
합니다만 기술이나 정보는 모방하거나 훔치는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기술을 둘러싼 국가간의 충돌이 무력충돌로 까지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경우엔 전쟁까지도 일어날수 있는 거죠.

인도의 농부들과 미국 농무성간에 심한 마찰이 있었습니다. 미국 농무성
에서 인도에 농산물의 씨를 팔았는데 미국이 인도에서 사다가 인도에
되팔때 너무 비싸게 받았다고 합니다.

인도 토종의 씨를 미국에서 수입해다 품종을 개량해서 수확량을 몇배나
증가시킨후 다시 팔았다는게 미국측의 주장입니다.

이런 점에서 미래사회는 정보화사회 산업화사회 비산업화사회의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것입니다.

다른 유형의 신식민지주의냐고 반문하시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 최의원 =제3의 물결에서 말씀하신 정보화사회에서 등장할 국가유형을
지적하신 겁니까.


<> 앨빈 토플러 =그렇습니다. 그러나 어떤 기술대국도 독식할수는 없게
됩니다.

앞으로 정보전달기술의 범지구적 확대로 인한 범지구적 경제체제는 더욱
확산돼갈 겁니다.

몇달전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말레이지아의 한 은행가가 CNN을
보고 있다가 러시아에 식량이 필요하다는 뉴스를 듣고 착상을 했습니다.

식량을 공급할테니 위성을 하나 설치하게 해달라고 말레이지아 정부에
문의 했더니 미국정부에 문의하라고 하기에 퀘일 전 부통령에게
알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인디아나주에서 말레이지아와 미국 합작의 인공위성을 제작해서
러시아에 설치하려 했더니 설치장소인 공중에 우주주차장이 필요해서 국제
정보연합에 문의했습니다.

그 결과 7개의 여분의 우주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아프리카의
통가섬으로 밝혀져서 결국 3개의 위성이 3개국 합작으로 설치된 범지구적
합작품이 되었죠.

최첨단 정보가 범지구적 산업으로 재결성되는 과정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 최의원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등으로 한국기업들도 일제히 이른바
무국경경제시대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국기업들은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어떤 한계에 부딪친것
같습니다.

한국기업들이 난국을 헤쳐나갈수 있는 방향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 토플러 =한국경제의 한계란 무엇을 말합니까.


<> 최의원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등 3고현상이 난관의 주 원인입니다.
게다가 기술축적이 미약하여 쫓아오는 후발국에는 도전을 받고 있고 이미
앞서 달리고 있는 선진국과 경쟁하기에는 기술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 토플러 =우선 고도지식과 연구를 통해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에 한국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은 정부가 관여를 하지 않을수록 기업들이 좋아하고 기업들이
발전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미국내 큰 회사들은 박물관의 공룡같이 변모해
가고 있으며 중소기업규모의 기업에서 집약적 생산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
좋은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특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내 대기업
5백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수보다 더많은 고용인이 여성이 경영하는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내에서는 여성이 경영하는 기업의 기동성이 매우 높다는것, 특히 대외
교섭력, 합작이나 제휴면에서 그렇다는 점이 증명되었습니다.

미래의 기업은 물리적인 힘인 근육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남자만 경영
하는 것이 기업이라는 고정관념은 미래에서는 큰 실수로 여겨질 것입니다.

의식개혁을 단행하고 정보화 촉진에 따른 연구개발투자 기술혁신을 대폭
확대하는 기업에만 장래가 밝은 전망이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은 농경사회에서 산업화사회로 옮겨온 제2의
물결을 잘 해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대량생산 대중소비사회에서 소량 고부가가치 유연생산의
경제체제로 변모해 가는 제3의 물결 과정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예전엔 다른 나라와 똑같은 상품을 만드는 나라가 산업발전의 일원으로
차지했지만 지금은 종래의 것과는 다른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복잡하고
집약적인 생산기술과 시장개발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한국이 오랫동안의 저임금 덕택에 경제성장을 이룩했는데 이제는 한국보다
다른 나라들이 더 싼 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상품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합니다.

종래의 대량생산 대중소비사회 유형에서 정보전달기술의 통신산업 부문으로
방향전환을 꾀해야 합니다.

이미 다른 국가에서 개발된 상품을 가져다가 더싸게 만들려는 시도는 패자
의 게임입니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등에서 핵심기술의 한단계 비약을
꾀함과 동시에 첨단기술 소프트산업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최의원 =교수님은 앞으로의 세계경제의 지역별 판도에 대한 전망도
내린바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미래학자 경제학자들중에는 서양의 시대는 가고 동양의 시대가
온다, 또는 아시아.태평양 주도시대가 온다고 하는등 장미빛 전망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론에는 선뜻 수긍이 안갑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일본
경제가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고, 미국경제가 디시 활력을 되찾아 가면서
일본식 경영방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부상하고 있고 미국식 방식이 새로이
재평가받는 경향도 있는것 같습니다.

향후에도 아시아중심의 세계경제성장추세가 계속될수 있을는지요. 한국의
성장지속은 가능하겠는지요.

저는 특히 "아.태시대"의 도래와 관련하여 중국의 향배를 중시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중국은 인치중심의 통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모택동도 연안에서 북경으로 입성할때 자신이 쓴 "모순론" "실천론"도
모두 버리고 인치를 원활히 수행할수 있는 "삼국지"와 "자치통감"만을
싸들고 갔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중국은 "잠자"는 사자시대로부터 갈기를 세우는 고도 성장국가로 내달리고
있긴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인치중심의 통치로 말미암아 등소평같은 카리스마가
없어졌을때 "인화"가 "불화"로 연결되는 위험이 없을는지 걱정이 되는 때가
있습니다.

다시말하면 등소평사후에 예상되는 지나친 인치중심의 중국정치판도는
구소련의 해체과정에서 보여진 것처럼 몇개의 성이 자치제 내지 독립국가로
분할되는 진통이 일어나지나 않을는지 우려되는 바가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아.태시대는 과연 올 것인가, 전망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 토플러 =미래학자들은 장래의 전망도를 그릴때 일방적인 생각으로
45도의 직선을 긋지는 않습니다.

세계적변화의 중심지가 이시아.태평야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뚜렷하게 보여지지만 거기에는 중대한 기본전제가 필요합니다.

다름아니라 향후 아.태지역에 있어서의 정치 군사정세 안정이 필수적
관건이 된다는 것입니다.

최의원이 우려하는 바와같이 중국의 향후 정치정세는 아.태지역의 번영은
물론 미국 유럽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중국에 구소연방 해체과정과 같은 분열이 일어난다면
이것은 6개월의 내전에 그치는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내전이 몇년을 끌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다른 아시아지역에도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정권이 차기 승계문제로 만만치 않은
불안정요인이 있습니다.

한반도에는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비개방국가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아.태지역의 정치 군사적 안정을 위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최의원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최의원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전에 교수님에게 우리 민족의
최대염원인 남북통일에 대한 전망을 부탁드리면서 한반도의 주변정세와
남북통일에 관한 저의 소견, 그리고 아.태지역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관한
교수님의 질문에 같이 답변하고자 합니다.

이번 미국방문중 저는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를 방문하여 브레진스키
박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제가 의자에 앉기도 전에 대뜸 이렇게 물어 왔습니다. "한반도의 주변
4강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중 한반도의 통일을 진정으로 바라거나 도와줄
나라는 어느 나라이겠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인구 최소한 1억이 보통 세계강국으로 발돋움할수 있는 기준이 되어
있습니다.

한반도가 통일되면 인구 8천만의 강국이 될것을 우려하여 주변국중 일본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내심으로는 그렇게 호의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는 한반도의 통일에 관하여 별다른 반대나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피력한바 있습니다.

오직 미국만이 한반도의 통일을 우호적으로 생각할 것이며 한반도 통일에
있어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 자리에서 저는 독일통일의 교훈을 환기시켰습니다. 독일통일시
프랑스등 주변국들은 통일독일의 초강국화를 우려하여 독일의 통일을 내심
바라지 않았는데,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영단을 내려 독일의 콜총리와 회동
하여 독일통일을 전격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도와줬던 것을 강조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같이 미군이 한국에 주둔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책뿐만
아니라 아시아지역의 정치.군사적 안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 소연방의 크렘린의 일관된 기본 외교정책이 미국과 서방각국들간의
동맹관계를 이간시키는데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북한이 핵개발을 무기로 삼으면서 종전의 크렘린의 수법처럼 한.미간을
이간질하고 있다는 것, 1백%의 동맹관계를 깨뜨려 보려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점을 이번 밥 돌 의원을 만나서도 강조한바 있습니다.


<> 토플러 =동감입니다.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한국을 핵보유국가로
생각할때 일본의 군사력변화를 생각해 보셨습니까.

중국이 핵을 보유했고 만약 일본이 핵을 보유할 것이 시간문제라면 미군이
한반도에서 군사안정을 위해 주둔하고 있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국제관계의 상황을 볼때 현재 워싱턴 정가에서 어떻게 국내문제와
대외무역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지 한심합니다.

현정부의 정책이 매우 잘못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미국이 경제적
이익을 아시아에서 취하고 아시아의 군사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미래의 심각한 붕괴를 초래할수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관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실하다고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 최의원 =장시간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좋은 이야기를 해
주셔서 저 혼자 듣기에는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한국언론에 대담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승낙해 주시겠습니까.


<> 토플러 =가능하시다면 "한국경제신문"에 게재해 주실수 있을는지요.
"한국경제신문사"는 저의 모든 저서를 훌륭하게 번역.장정하여 발행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신문"사우들과 애독자 가족들, 그리고 제 책의 한국어 번역판
애독자 여러분들에게 안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시 만나뵙기를 원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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