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상호간의 친목과 여가선용을 위하여 사진촬영에 취미를 가진 직원이
"사진클럽"을 만든지 어느덧 10여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러나 나는 성의가 부족하여 남앞에서 감히 사진을 찍는다고 말을 꺼내기
가 부끄럽다.

2년전부터 사진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회원들이 지도선생님을 모시고
야외로 촬영을 나가고 있다.

지도선생님의 유머와 유쾌한 강의가 회원들의 사진에 대한 흥미를 더욱
북돋워 준다.

나는 우선 촬영하는 것 자체도 즐겁지만 회색도시의 공해속에서 멀리 떠나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가 그동안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찌들은 정신적인
피로를 말끔히 정화시키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게 무엇보다
좋았다.

사진을 찍기 위해선 먼저 아름다운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자연은 무궁무진하며 절묘할 뿐아니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신비를 더하며
환상적이기도 한데 아름다운 마음이 없이는 꾸밈없이 소박한 자연 그대로를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 사진은 발로 찍는다고 말한 이가 있다.

자연의 한장면 한장면을 느끼고 가까이서 대화하고 변화의 숨결을 들으며
아름다운 마음을 담아 표현하라는 뜻일 것이다.

작년에는 우리 회사가 창립 17년만에 새청사를 마련하게 되었다.

덕분에 훌륭한 전시장도 마련되어 "신축기념 사내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회원들의 수준이 미흡한데다 처음 전시회를 갖게 되니 모두들 걱정이
앞섰다.

그럼에도 출품한 작품을 마련하기 위해 지도선생님을 모시고 촬영회도
열심히 나가고 품평회에서 지도선생님의 칭찬과 충고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
에 가슴 뿌듯하였다.

첫 전시회를 가질 때에는 원장님을 비롯하여 많은 임직원이 축하를 해주어
회원들의 마음은 이루말할수 없이 기뻤다.

금년부터 회사의 적극적인 배려와 아낌없는 지원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촬영을 갖기로 한다하니 이기회에 더욱 열심히 참가하여 회원들과 화기애애
한 분위기에 젖어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싶다.

그동안 "사진클럽"의 회장을 맡아 헌신적으로 이끌어 주고 있는 김형남
과장과 회원들의 사진수준을 높이려고 바쁜 시간에도 사양하지 않고 정열적
으로 지도해 주시는 임병관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