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가슴을 연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전경련과 기협중앙회는 17일 경기도 안산시 중소기업연수원에서 공동주최로
"협력적 기업관계 정립을 위한 경제인 연찬회"를 열었다.

통상산업부가 후원한 이 연찬회엔 최종현전경련회장 김상하대한상의회장
박상희기협중앙회장등 3개 경제단체장과 대기업 경영인 1백명, 중소기업
대표 1백명, 정부및 관련단체 임직원등 모두 3백여명이 참석했다.

연찬회는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의 주제발표(협력적 기업관계의 정립을
위하여)가 있었다.

다음은 이날 주제발표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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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수직적 분업구조라는 규정이 보편적
이었다.

대기업이 우월적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에 손해를 주는 사례가 많았다.

금년 WTO체제의 출범과 내년 우리나라의 OECD 가입은 기업경영과 산업활동
의 변화를 요구한다.

지금과 같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갈등구조로는 선진자본주의국가의 세계적
기업을 상대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도움이나 정책지원은 최소한으로 줄어들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 개발도상국이 근대화를 추진하면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대기업도 중소기업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갈수 없다.

개방화 세계화로 표현되는 변화의 물결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관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서도 협력관계는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제조업분야에서 참여업종과 생산제품의 수는 급격히 늘었으나
조립가공부문에 치우쳐 있고 부품, 소재, 기계등 제조업의 기반부문이 취약
하다.

이러한 불균형구조로는 산업전반의 경쟁력강화가 불가능하다.

원가절감과 생산성향상은 부품, 소재 단계이지 마지막 조립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초엔고시대에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부품, 생산설비, 기술의 국산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부품과 자본재의 대일수입이 작년 1백57억불로 총수입의 40%에 육박한다.

엔고가 진행되면 생산원가에 미치는 부담이 크므로 우리상품의 경쟁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활동의 기반이 되는 부품, 소재, 생산설비, 기계부문이야말로 중소
기업과 대기업간에 손발이 맞아야 발전할 수 있다.

이들 부문의 내실을 다져 제조업의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과 대기업 관계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어야 한다.

제조업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됐다는 것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사이의 수급
관계가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경쟁의 단위가 기업이 아니라 기업들로 이뤄진 시스템 단위로 바뀐
것이다.

시스템은 부품, 설비, 조립은 물론 완제품의 물류와 판매, 애프터서비스
까지 제조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과정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유기적 집합체를
의미한다.

개개기업의 경쟁력이 탁월해도 시스템전체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시스템의 경쟁력은 강해질수 없다.

시스템에 속한 모든 기업들이 개별이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시스템전체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중소기업-대기업 협력관계 정립의 출발
이다.

모기업과 수급기업간 공존공영의 협력관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믿음은 상대방이 우리에게 이익을 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때 생긴다.

거래관계 양쪽이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때 한쪽의 효율성이
다른쪽의 효율성에 상승작용을 일으켜 양쪽의 경쟁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는 다수의 기업들이 협력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표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고 또 공동의 사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지리적 인접성으로 얼굴을 맞대는 대화가 가능할때 서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수 있다.

초엔고시대에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하면 새로운 사업기회를 개척할수
있다.

대기업이 수요처개발과 기술조달의 역할을 맡고 중소기업이 생산을 맡는
방식으로 협력하면 일본시장을 겨냥한 부품.소재 생산을 확대할수 있다.

품질관리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강화가 필요하다.

시스템차원의 접근방식을 활용한다면 품질개선노력도 성과를 보일 것이다.

이런 노력의 전과정은 대기업이 주도해야겠지만 중소기업도 자신이 밑은
부품의 품질에 자신과 시스템전체의 사활이 걸렸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왔다.

자금지원, 보증지원, 기술지원, 사업이양, 교육연수지원등이 있다.

경제연구소를 통해 최고경영자조찬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기업의 중소기업지원이 더욱 늘어나야겠다.

지금까지 언급한 협력관계는 마음의 여유와 함께 남의 사정을 참작할줄
아는 포용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기업인들은 한편으로 차가운 계산으로 행동할것을 요구받는다.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인정사정을 살필줄 아는 인간으로 처신할 것도
요구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스템경영을 잘하고 기업간의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일의 요체는 이런 모순되는 두갈래의 필요성을 지혜롭게 조화시켜 나가는데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