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엔고대책에서 특히 우리의 이목을
끈 대목은 재할인율을 연 1.75%에서 1%로 낮춘 것이었다.

일본의 금리가 이미 최저 수준인데다 거품붕괴로 생긴 거액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상황에 이번 재할인율 인하가 일본의 경기회복및 엔고진정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가 일반적인 관심사였다.

그러나 만성적인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경제로서는 재할인율인하의
효과와는 관계없이 재할인율이 1%라는 사실에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이같은 재할인율은 미국이나 독일 같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준이며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일본은 어떻게 해서 금리수준을 그토록 낮게 유지할수 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높은 저축률,지속적인 경상수지흑자,그리고
물가안정기조의 정착을 주요 요인으로 꼽을수 있다.

지난 92년 일본의 저축률은 33.8%였으며 오랫동안 30% 이상을 유지해왔다.

이는 독일의 20~25%,미국의 15~20%와 비교할 때 선진국 가운데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일본의 저축률이 상승추세에 있다는 점으로서
미국의 저축률 하락추세와 대조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저축률도 34~36%로서 높은 것은 사실이나 개발도상국인
우리의 총투자율이 저출률을 계속 초과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은
투자율이 저축률을 밑돌고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이처럼 일본의 저축률이 높은 까닭은 80년대 초반부터 물가가 1~3%대로
크게 안정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근검절약의 습관이 몸에 밴 탓이
크다.

또한가지 큰 이유는 일본이 수십년동안 무역수지흑자가 누적된데
비해 미국이나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무역수지가 흑자이면 기업의 자금조달은 그만큼 여유가 있게 되며
차입수요가 줄어 국내 금리수준을 하향 안정시키게 된다.

이같은 무역수지 흑자가 산업구조 고도화와 강한 국제경쟁력 덕분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물가안정,경상수지 흑자지속,높은 저축률,기록적으로 낮은
금리등 거시경제 안정에도 불구하고 일본경제에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물가상승률은 낮지만 소득에 비해 물가는 싸지 않으며 사회복지수준이
선국중에서도 빈약한 편이어서 일본인의 저축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땅값,집값이 너무 비싸 좁은 집에서 살고 장거리 통근자가 많은
등 생활의 질도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많다.

낮은 금리가 부동산투기를 부채질해 거품경제의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한편 이해집단간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폐쇄적인 유통구조는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고 있으며 통상마찰을 일으키고 최근의 엔고 비상사태를
불러온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선진국과 일정한 격차를 좁히지 못한 우리로서는
보다 근검 절약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여 물가,금리,국제수지
등을 포함한 거시경제안정을 이루기 위해 매진해야 하겠다.

이것이 기록적으로 낮은 일본의 금리수준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이자
다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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