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영주간지 닛케이(일경)비즈니스지는 10일자 "아시아에서 일본차가
패배하는 날"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이 21세기초 일본 미국에 이어 세
계 3위의 자동차생산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이미 아시아시장에서 한일자동차산업의 정면충돌이 불가
피하다며 일본 자동차업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다음은 주요 내용이다.

"1달러=80엔"시대를 맞으면서 "한일 역전"의 조짐이 세계시장 곳곳에서 일어
나고 있다.

지난해 호주에서는 수입승용차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던 마쓰다가 소형차급에
서 3,000호주달러(170만원)에 가까운 가격차를 내세운 현대자동차에 수위자리
를 내줬다.

태국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올2월까지 일본차의 셰어가 9%포인트나 떨어졌
다.

반면 한국차는 4.4%에서 6.6%까지 확대됐다.

도요타자동차의 나가세가와 아시아부장은 "한국의 자동차업체는 멀지않아 아
시아를 수출및 현지생산의 주축으로 삼을게 분명하다"고 말한다.

생산능력의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이 21세기초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제3위의 자동차생산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3만4,000대로 한국의 메이커로는 유일하게 100만대를 넘어선 현대
는 2000년에는 생산능력을 200만대로 늘려 3분의 1가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도 97년이후 생산능력이 100만대를 넘는다.

2000년까지는 국내 100만대외에도 해외현지생산을 50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대우자동차도 현재 건설중인 군산공장을 포함해 100만대체제를 갖추고 해외
현지합작생산도 크게 늘린다.

"아직까지 일본차와의 차이는 크지만 품질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기아의 건투가 눈에 띄고 일본이 경쟁력을 잃은 엔트리카(소형저가격차
)에서는 충분한 찬스가 있다"고 자동차평론가 마리안 켈러여사는 말한다.

현재 엔고는 세세한 품질보다는 가격을 따지는 아시아시장에서 한국차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오너의 결단,강렬한 경쟁의식,한국대기업그룹의 독특한 체질이 강력한
무기로 바뀌고 있다.

21세기초까지 생산대수를 2~3배로 늘린다는 청사진은 실현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수출에서 살아남는 것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한일자동차산업.아시아에서
의 정면충돌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3일자).